코로나 여파, 국내 ‘매출 1조 클럽’ 기업 4년 만에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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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발생한 지난해, 매출 1조 원 이상을 기록한 국내 기업들의 수가 4년 만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해 국내 1000대 기업들의 매출은 전년에 비해 1% 가량 감소한 반면, 부울경 1000대 기업 15곳의 매출은 10% 가량 줄어 대조를 이뤘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국내 매출 상위 상장사 1000곳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출 1조 클럽’ 기업 수는 전년보다 5곳 줄어든 204곳으로 집계됐다고 17일 밝혔다. 매출은 각 기업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명시된 개별(별도) 재무제표 기준이다.

작년 매출 상위 기업 1000곳 분석
전년보다 5곳 줄어든 204곳 집계
화승인더스트리·STX 등 기업 제외
부울경 1000대 기업 15곳 매출
10.3% 줄어 국내 전체보다 부진

매출 1조 클럽 기업은 2016년 184곳 이후 2017년 187곳, 2018년 199곳, 2019년 209곳 등으로 증가세를 보였는데,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증가세가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의 경우, 화승인더스트리와 경남 창원의 STX를 포함해 남양유업, 신세계건설, 대웅제약, 쌍용씨앤이 등 25개 기업이 지난해 1조 클럽에서 제외됐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실리콘웍스, 셀트리온 등 기업 20곳은 새로 포함됐다.

지난해 매출 10조 원이 넘는 기업도 전년보다 2곳 줄어든 30곳으로 조사됐다.

매출 10조 기업은 2017년 37곳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하다가 2018년 35곳에서 2019년 32곳으로 점차 줄어드는 흐름을 보였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에는 30곳이 됐다. 이는 2010년·2011년과 같은 수준이다. ‘매출 10조 클럽’ 기업 수가 10년 전으로 회귀해버린 것이다.

지난해 국내 1000대 기업의 전체 매출액 규모는 1489조 원으로, 2019년 1508조 원보다 19조 원(1.3%) 줄었다.

반면, 1000대 기업에 든 부울경 기업 15곳의 총매출은 34조 7412억 원으로 전년(38조 7383억 원) 대비 10.3% 감소해, 이들 지역의 경기침체가 국내 전체에 비해 더욱 심각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15곳 가운데 현대로템(창원)과 한진중공업(부산)만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20.1%, 5.3%가 늘었다. 이에 반해 STX는 매출이 전년 대비 36.3%가 줄어드는 부진을 보였고, 넥센타이어와 경동도시가스도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20% 이상 감소했다.

지난해 국내 업종별로는 석유·화학과 철강, 항공 업종에서 매출이 크게 줄어든 반면, 금융과 바이오, 정보·게임 업종에서는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는 별도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약 166조 원(연결기준 236조 원)의 매출을 기록해 국내 매출 1위 자리를 2002년부터 19년 연속으로 지켰다. 삼성전자의 매출은 국내 1000대 기업 전체 매출의 11.2%를 차지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1000대 기업의 지난해 매출은 2017년 매출보다 작아진 규모”라면서 “코로나19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국내 기업들의 체격 시계가 2017년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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