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체거래소 설립 논의, 전략·선제적 대책 수립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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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금융중심지가 위기에 처했다. 최근 주식 활황과 법 개정에 따른 거래량 규제 완화로 수익성 우려가 걷히면서 대체거래소(ATS) 설립 논의가 다시금 급물살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와 미래에셋증권 등 6개 증권사가 참여한 ATS설립준비위원회는 최근 글로벌 컨설팅사인 베인앤드컴퍼니에 ATS 설립 타당성 조사 용역을 의뢰했다고 한다. ATS설립준비위는 오는 7월 용역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올 경우 ATS 법인을 세우고 금융위원회에 예비인가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이 안을 허용할 경우 본인가와 영업 준비 등의 과정을 거쳐 빠르면 1년 이내에 한국거래소와 경쟁하는 대체거래소가 설립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 활황과 수익성 개선으로 급물살
부산금융중심지 육성 차원 대응 절실

대체거래소 설립 움직임은 국내 자본시장을 경쟁 체제로 만들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차원으로 이해된다. 국내 주식거래시스템이 복수 경쟁 체제에 돌입하게 되면 한국거래소 독점 구조 해소로 투자자는 수수료가 낮아지고, 정규 거래시간이 아닌 야간거래도 가능해지는 등 긍정적 전망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대체거래소가 설립되면 부산 본사의 한국거래소를 통한 기존 주식 거래는 크게 줄어들고, 수익이 최대 절반 가까이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는 결국 지방세수 감소로 이어지고, 가뜩이나 무늬만 부산 본사인 한국거래소를 빈껍데기로 전락시킬 위험성이 높다.

특히, 대체거래소 논의 과정에서 한국거래소와 부산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연구조차 되지 않은 사실이 국회에서 드러난 점도 매우 우려스럽다. 부산에 미치는 부작용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시장 인프라에 영향을 미치고, 거래 수수료 수입이 줄어든다’며 줄곧 반대했던 한국거래소가 갑자기 ‘찬성’ 입장으로 돌아선 행태다. 찬성하지 않을 경우 거래소를 공공기관으로 재지정할 것을 염려한 태도 변화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들 정도다. 부산금융중심지의 맏형으로 기대를 모았던 한국거래소가 ‘아시아 금융 허브 부산의 꿈’에 대해 일말의 고려나 기여 의지가 있는지 묻고 싶은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대체거래소 부산 유치 가능성’에 대해 “서울 여의도에 밀집된 증권 시장 특성상 매우 희박하다”고 선을 긋고 있다. 대체거래소 논의는 지지부진한 부산금융중심지 육성과 부산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전제되어야 한다. 부산이 해양·파생상품 등 금융 허브 도시로 거듭 설 때, 부산의 발전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경제적 기반 구축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국정 철학인 지역균형발전이 명실상부하게 실현될 수 있다. 부산시와 정치권도 이번 논의를 ‘여의도 금융권의 일’로만 치부하지 말고, 선제적인 전략 수립과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지금보다 한참 더 공격적인 자세로 미래 금융도시 부산 활성화에 매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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