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로봇 ‘마코’, 연부 조직 손상·출혈 줄여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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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힘찬병원 인공관절 수술

부산힘찬병원 김태균 원장이 다리 변형이 심한 무릎 관절염 환자에게 로봇 인공관절 수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산힘찬병원 제공

퇴행성관절염은 무릎 관절 사이의 연골이 모두 닳아 뼈끼리 부딪히면서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수술이 필요한 관절염 말기 상태로 치료를 미루면 연골이 점차 손상되고, 다리가 O자로 휘어지는 변형도 나타난다. 다리 휘어짐은 관절염을 악화시켜 다리가 더욱 휘어지는 악순환을 겪게 된다. 또 뼈의 일부가 자라서 불거지는 골극(뼈돌기)이 생기면서 참기 힘든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다리 변형이 심하거나 고령 등으로 수술을 망설이는 관절염 환자에게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3D 기반 CT 통해 정교한 절삭·삽입
통증·부작용 최소화, 빠른 회복 도움
다리 축 교정 효과·수술 만족도 높아
안전성도 입증돼 고령 환자에 적합


■수술 오차 줄고 부작용 적어

인공관절 수술에서는 정교한 절삭과 정확한 삽입이 중요하다. 그러면 수술로 인한 부작용도 줄이고, 환자 통증을 줄여 빠른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인공관절 수술 로봇인 마코를 활용하면 3D 기반의 CT를 통해 사전에 환자 무릎 구조를 정밀하게 살펴볼 수 있다. 또 삽입할 인공관절의 크기, 각도, 위치 등을 로봇 프로그램으로 수치화해 각 환자에게 최적화된 수술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실제 수술과정에도 환자 무릎을 감지하는 센서를 통해 다리 축 정렬을 수치로 확인한다. 의사가 환자의 무릎을 구부리고 펴보면서 다리 축 변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볼 수도 있다.

기존 수술에서는 허벅지 뼈에 구멍을 뚫고 수술 기구를 삽입해 의사의 판단으로 다리 축 정렬을 맞췄다. 이때 발생할 수 있었던 미세한 오차나 불가피한 출혈 등의 단점이 로봇 프로그램으로 보완되면서 정확성이 한층 높아졌다.

뼈 절삭 과정에서도 로봇 팔에 장착된 ‘햅틱’ 기능이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 수술 도중에 미리 설정한 절삭 부위를 벗어나면 자동으로 작동이 중단되는 기능이다. 그래서 관절 주변부의 힘줄, 근육 등 연부조직을 손상시키지 않고 계획된 범위 내에서 정확한 절삭이 가능하다.

부산힘찬병원 김태균 원장은 “정확한 절삭은 연부조직의 손상을 줄이고, 출혈을 최소화할 수 있어 수혈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감염 등 부작용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만성질환으로 인한 합병증이나 수술 부작용을 걱정하는 고령 환자들도 안심하고 수술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리 교정효과 커 만족도 높아

평생 농사일을 해온 80대 중반의 L 씨는 오랜 세월 농사일로 인해 다리가 휘어져 무릎 통증이 찾아왔다. 거동조차 힘겨워지고 나서야 병원을 찾았고 관절염 말기로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L 씨는 나이가 많다 보니 수술이 잘못되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로봇 수술을 추천 받아 수술을 결심하게 됐다. 수술을 받고 나서는 지팡이에 의지하지 않고도 2시간이 넘게 혼자 걸어 다닐 수 있게 돼 만족도가 아주 높다.

부산힘찬병원 이태훈 원장은 “관절염을 오랫동안 앓은 분 중에는 다리 휘어짐 정도가 심한 경우가 많은데 휘어짐이 심하면 인공관절 수술로도 교정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다리 축을 바르게 교정해야 하중이 양쪽 다리로 안정적으로 분산되는데 로봇 수술이 이런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가 80대 이상 환자들을 대상으로 로봇 인공관절 수술과 일반 인공관절 수술 각각 92건씩 총 184건의 출혈량과 교정효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로봇 수술 환자가 일반 수술 환자에 비해 출혈이 감소하고 관절염으로 휘어진 다리 축이 수술 목표치에 더 가깝게 교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입원 기간 동안 피주머니(헤모박)를 통해 배출되는 혈액량을 비교한 결과, 로봇 수술에서 배출된 혈액량은 평균 185.1mL로 일반 수술에서 배출된 혈액량 평균 279.6mL보다 약 34%나 감소했다.

다리 축의 교정 각도 또한 로봇수술에서 교정효과가 더 컸다. 일반 수술은 수술 전 10.8도에서 수술 후 3.4도로 7.4도 교정됐고, 로봇 수술은 수술 전 11도에서 수술 후 1.9도로 9.1도가 교정됐다. 다리 축이 정확하게 교정되면 관절염으로 불편했던 일상에서 무릎을 더욱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2019년 슬관절 수술 저널에 발표된 로봇 인공관절 수술 후 기능 및 만족도 결과에서도 일반 인공관절 수술과 차이를 보였다. 일반 인공관절 수술과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수술 전/후 항목별 향상 점수를 비교한 결과, 걷거나 서 있는 상태의 개선 정도가 일반 4.8점, 로봇 6점으로 로봇 수술 환자의 점수 개선이 더 높게 나타났다. 또 걷기, 다리방향 전환, 계단오르내리기 등 일상적인 활동과 쪼그리고 앉기, 무릎꿇기 등 진보된 활동의 개선 정도도 로봇 수술이 더 높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힘찬병원은 마코 로봇의 긍정적인 수술 결과를 바탕으로 전국 힘찬병원에 마코 로봇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6개 분원(강북, 목동, 부평, 인천, 부산, 창원)에 총 8대의 마코 로봇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마코로봇 수입업체인 한국스트라이커 심현우 대표는 “마코 로봇은 작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45만 건 이상의 수술 임상 사례를 보유하며 이미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된 수술 로봇이지만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의 조사 결과는 국내 고령 환자들을 대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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