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초래한 학습 결손, ‘교육 재앙’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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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소정 부산일보 청소년기자(동래여고 1)

“코로나19로 전세계 아동 1억 6800만 명 이상이 학습결손을 겪어 ‘재앙적 교육위기’가 닥칠 수 있다.”

지난해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은 코로나19가 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등교학습과 원격학습을 병행하면서 중위권 학생들의 학력이 하향조정됐다는 것은 그간의 학력평가를 통해 잘 알려진 바 있다.

원격수업 진행으로 학력 격차 발생
불규칙 학습 습관·생활 패턴 막아야

하지만 이제는 코로나19가 학력의 하향조정 현상을 넘어 미래의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간 우리나라 초·중·고 학생들의 생활패턴은 학교생활 중심으로 짜여져 있었다. 학교 일과를 반복하며 공동체 생활의 규칙을 배우고 사회인으로 성장해 갈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기회가 사라져 버렸다. 현재의 원격수업이 학생들의 행동습관이나 정서적 발달에는 기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맞벌이 부모 가정에서 평일 집안에 혼자 남게되는 아이들은 온라인 게임에 빠져드는 경우가 많고 불규칙한 습관으로 기본적인 생활패턴도 무너지는 사례가 허다하다.

한 나라의 청소년 교육은 5~10년 뒤의 국가경쟁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는 경제문제는 코로나19가 사라지고 나면 회복되겠지만, 청소년 교육의 부재가 일으키는 문제는 정작 코로나19 종식 이후에 발생할 수 있다. 교육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조사한 ‘2020년 코로나19 학력격차 실태’ 보고서를 보면, 원격수업이 진행되면서 조사대상 중학교의 75.9%, 고등학교 66.1%에서 수학 중위권 학생수가 감소했다.

반면 상위권의 비율은 크게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가 공교육의 부실을 초래해 중위권 학생이나 소외계층의 학력에 치명적인 타격을 줬다는 것이 교육 전문가들의 견해다. 대입을 준비하는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이 같은 현상을 확인할 수도 있다. 게다가 이 같은 상황 속에 수도권 대학이 수시전형을 축소하고 정시전형을 늘려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어떤 영향을 받을지 두렵기만 할 뿐이다.

동래여고 1학년 김윤지 학생은 “격주 단위로 원격수업이 진행되다 보니 예전에 비해 공부에 대한 긴장감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면서 “또 집에서 원격수업을 하면서 생겨난 불규칙한 생활패턴이 이제는 습관으로 굳어지는 것 같아 걱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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