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바이든 정상회담, 백신·반도체·안보 협력 다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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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2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정상회담을 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월 20일 취임한 이후 한·미 간에 처음으로 열리는 대면 정상회담이어서 의미가 각별하다. 이번 회담에서 다룰 의제는 코로나 백신에서부터 반도체, 한반도 안보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을 아우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정부가 백신 조기 도입을 위해 미국과 논의해 온 ‘백신 스와프’는 물론 기술 이전을 통해 국내에서 미국 백신을 생산하기 위한 기업 간 협의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있을지 관심이다.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만큼 의미 있는 한·미 정상회담이 되길 기대한다.

‘백신 파트너십’ 정상회담서 결실 보고
교착 북·미 비핵화 협상 돌파구 마련을

백신 스와프는 우선 여유가 있는 미국으로부터 백신을 빌려 5, 6월 ‘보릿고개’를 넘기고 추후 한국이 받을 물량을 미국에 돌려주는 방안이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논의가 급진전한다면 고무적이라 할 만하다. 이를 계기로 국민 선호도가 높은 화이자나 모더나의 도입 시기가 앞당겨져 백신 수급 상황 안정은 물론 백신 기피 현상도 완화할 수 있어 집단면역 조기 달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와 함께 국내 바이오 업체의 미국 백신 위탁 생산 윤곽이 드러나는 점도 반갑다. 양국 간 ‘백신 파트너십’이 결실을 보도록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

이번 정상회담에는 삼성·SK·LG그룹의 반도체·배터리 사업 주요 경영진들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당 기업의 대미투자 등 경제협력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한국이 앞서는 반도체와 배터리에서 협력 지점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에 이어 정상회담 하루 전인 20일 삼성전자 등 세계 반도체 기업들을 불러 ‘2차 반도체 정상회의’를 열고 투자를 재차 압박할 태세다. 반도체 패권을 둘러싼 미·중 경쟁이 격화할수록 글로벌 판도가 급변하고, 우리 기업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어 지혜로운 대처가 필요해 보인다. 반도체는 이미 ‘산업의 쌀’을 넘어 국가전략 물자로 여겨질 만큼 중요해졌다. 민관의 긴밀한 공조가 필수다.

양국 간 긴밀한 안보협력 강화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지난 14일 미국의 정보수장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 국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강조했지만, 한·미 동맹은 안보 동맹을 넘어 민주주의·인권·평화와 같은 보편적 가치에서의 동맹까지를 의미한다. 다만, 장기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를 찾는 일이 시급하다. 집권 5년 차를 맞은 문 대통령으로서도 시간이 많지 않다. 미국의 새로운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북·미, 남북 간 대화가 재개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기 바란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 시계를 다시금 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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