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 뷰] 테스 형! 훈수 한번 해 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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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희 한국해양대 총장·기계공학 박사

테스 형! 지난 추석 때 어느 원로가수가 애타게 찾던데 그 소식은 들었소? 오늘은 형님의 생각을 좀 들어 볼까 하오. 까마득한 후배들이 겪고 있는 일들이라 이해하기 힘들어도 하소연이라 생각하고 좀 들어주면 고맙겠소.

우리 동네는 지금 코로나19라는 전염병으로 겪어 보지도 못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소. 외출이 어려워 사람들의 몸무게가 늘었다는 웃지 못할 소식이오. 고혈압 환자나 심장 질환자는 운동이 절실한데, 외출은 못 하고 집에만 있어야 하는 스트레스로 많은 이들이 살짝 건드리기만 하면 터지기 직전이라오. 그래서 우리 동네의 많은 이들이 육체적, 정신적 치유가 절실한 상황이라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묘안이 ‘해양치유’라고 여기는데, 테스 형 어떻게 생각하오.

기업 수도권 집중, 집값 상승 원인
치열한 경쟁으로 젊은이 싱글족 선호
가족애, 가치마저 경시되는 사회
모든 세대 건강 위해 해양치유 절실

바닷물은 소금물이라 사람 몸이 잘 뜬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 중력을 적게 받아 관절 상태가 좋지 않은 고령자에게는 최적의 운동장 아니겠소. 바닷가는 자연 경관도 좋아 해안에서 머릿속을 텅 비워 ‘멍 때림’을 통한 스트레스 해소도 가능한 최적의 치유 장소가 아니겠소. 그래서 코로나 시대에는 ‘해양치유’가 고령자의 건강 증진에 새로운 해법으로 여기는데 테스 형 어떻게 생각하오.

많은 이들이 휴대폰에 얽매여 문자로만 대화하면서 감성 실린 목소리를 듣는 일은 잊어버렸고, 휴대폰의 작은 글씨만 쳐다보니 대다수가 시력 상실을 마주하고 있소. 바닷가에서 저 멀리 펼쳐진 바다와 하늘을 쳐다보면 감성은 물론이고 시력 회복도 빠르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인데, 이를 가능하게 하는 일이 ‘해양치유’ 아니겠소. 테스 형 어떻게 생각하오.

테스 형, 대한민국은 지금 초저출산으로 세계 꼴찌의 출산 국가가 되었소. 인구 유입이나 획기적인 출산 증대 방안이 없다면 우리나라는 인구 자연 감소로 2700년경에 사라지게 되는 시나리오가 되오. 왜 저출산이 되는지에 대해 젊은이들의 생각을 들어 보니, 직업과 소득, 미래에 대한 불안이 마음속 깊이 자리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소. ‘가족애’가 우리 사회를 떠난 지 오래되었다는 지적도 있었소. 공학자 관점에서 왜 그런지 따져 보았는데, 일리가 있는지 훈수 좀 해 주소.

선진국의 첨단 기술을 제외한 일반적 제조 기술은 가격 경쟁력 상실로 중진국과 개발도상국에 떠밀려 버렸다고 보오.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가성비 높은 곳에 본사를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고 보오. 애당초 원천 핵심기술 기반의 경쟁력이 아닌 저임금 노동 집약 기반의 우리 기업은 노조 출현과 임금 상승 압박으로 인해 경쟁력을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되었다고 봐야 할 것이오. 어쩔 수 없이 경영주들은 임금 외의 요인 중 경쟁력 확보에 큰 요소인 물류비 절감에 눈을 돌려 글로벌 기업과의 교류에 유리한 글로벌 공항이 있는 곳, 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확보가 용이한 곳, 다소 비싼 임금이라 할지라도 가성비 높은 인력 확보에 유리한 곳을 찾게 됐소. 경영주들이 회사를 수도권으로 이동하게 된 이유는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설명이 된다고 보오. 기업과 인재의 수도권 집중은 수도권 집값을 올리는 원인을 제공하였소. 수도권 집중은 경제의 기초 체력이 준비되지 않은 채 글로벌 경쟁에 직면하게 된 결과가 아니겠소?

수도권 집중은 부동산 가격의 고공 행진을 부추겼고, 수도권 사람들은 임금 상승의 맛도 보겠지만 물가 상승의 쓰라림도 겪어야 하니 행복지수는 변함이 없다고 봐야 할 것 같소. 수도권 대다수 임금 노동자의 행복지수는 크게 변함이 없고, 지방 대다수 소상공인은 임대료를 맞추느라 정신이 없고, 지방 중소기업 경영주는 직원 월급 맞추느라 정신이 없는 상황에서 월급을 받아 미래를 대비해야 하는 젊은이들 마음에는 결혼할 생각이 이미 오래전에 지워졌다는 생각은 나뿐만 아닌 것 같소. 치열한 경쟁 속에 지친 젊은 영혼들은 당장의 심리적인 안정과 내 공간 내 시간을 위해 차라리 싱글족이 되는 듯하오. 저출산의 원인이 된다는 말이오. 은퇴 이후 스스로 미래를 책임지는 경제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부모 세대의 강박감과 치열한 경쟁 속에 지쳐 버린 자식 세대의 각자도생 문화는 ‘가족애’ 상실의 원인이 되었다오. 가족의 가치가 경시되는 문화가 젊은이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지 않을까 염려되오.

테스 형! 고령의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 모두는 치열한 사회를 거쳐 오면서 몸과 마음이 많이 병들어 있는 것 같소. 모두에게 육체적, 정신적 치유가 절박한 상황이오. 바다와 함께해 온 소인의 경험을 보자면, 바다를 이용한 해양치유가 필요할 것 같은데, 테스 형은 어떻게 생각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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