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디토리움의 명반시대] (70) 빌 샬랍·샌디 스튜어트 ‘Love Is Here to St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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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참 좋아했던 음악임에도 더 단순한 구성으로 연주한다면 지금 내 마음과 더 맞을 것 같은 아쉬움이 들 때가 있습니다. 저에게는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생각이 드는 때와 장소, 음악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음악에 빠져 있었던 학창 시절에는 이런 생각을 해 본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을 보면 세월 탓인가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환경에서 발생하는 너무 많은 소리에 내가 너무 예민해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가끔은 가장 단순한 음악의 편성이 가장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은 우리가 누구나 공감하는 이야기이지만, 사실 그것을 정말 경험을 하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닙니다. 가장 단순한 편성이 정말 우리에게 감동을 전달하려면, 그 단순함에도 불구하고 앙상블이 그 음악이 전달하고자 하는 모든 요소를 충분히 표현할 때 온전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때문에 이런 음반이 우리에게 주는 감동은 그 아티스트가 우리에게 들려주고자 하는 음악을 아티스트 본인의 음악이든 기존의 음악이든, 애정 있게 이해할 때 생깁니다. 그리고 그것을 해석하는 연주자의 귀와 마음을 우리에게 그대로 전이시킬 때 비로소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빌 샬랍(Bill Charlap)’의 음악은 피아노 한 대와 다른 또 하나의 악기, 이렇게 듀오의 구성에서 무척 빛을 발합니다. 이전 시즌의 음반가게 빌 샬랍과 재즈 보컬리스트 토니 베넷의 듀오 앨범을 한 번 다룬 적이 있는데요. 이 앨범이 많은 사람에게 회자가 된 것은 그의 피아노 연주도 연주지만, 토니 베넷이라는 생존해 있는 가장 전설과도 같은 재즈 아티스트와의 협연이기에 더욱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기도 하지요.

그런데 그 외 빌 샬?d이 다른 솔로이스트와 함께 한 음악들이 정말 멋스럽습니다. 타인의 연주를 너무나 품위있게 돕고 이끄는 앙상블의 힘은 물론이거니와 ‘이 곡을 이 아티스트와 함께 한다면 바로 이렇게 멋지게 바뀔 수도 있다구요!’라는 듯 느끼게 할 만큼 모든 것을 생생하게 표현하지요. 테너 색소폰 연주자 ‘휴스턴 퍼슨’과 ‘빌 샬랍’이 함께했던 2006년 듀오 앨범 ‘You Taught My Heart to Sing’은 자칫 너무 예스럽다고 생각될 수 있는 테너 색소폰의 정통적인 연주를 너무나 따듯하고 서정적으로 바꾸어 놓은 좋은 예시의 앨범이기도 한데요.

특히 샌디 스튜어트와의 2005년 듀오 앨범 ‘Love Is Here To Stay’는 그의 이러한 탁월한 재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주목할 만한 음반입니다. ‘샌디 스튜어트’는 ‘빌 샬랍’의 어머니로 이 앨범은 어머니와 아들이 함께하는 단 두 사람만의 연주로 채워져 있습니다. 그가 다른 아티스트들과 함께 할 때의 그 깊은 따사로움과 서정이 바로 이 앨범에서 출발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상상이 들 정도로 무척 아름답습니다.

김정범 성신여대 현대실용음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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