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홍준표 복당’ 논란, 물밑엔 ‘대선 셈법’ 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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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홍준표 의원의 복당을 둘러싼 논란이 전당대회를 앞둔 국민의힘의 최대 쟁점이 된 듯하다. 이 문제가 이 정도의 파장을 일으킨 배경에는 내년 대선후보 경선을 둘러싼 신경전이 깔려 있다.

홍 의원은 지난 11일 페이스북 글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모두 무대 위에 올려 용광로 같은 대선 경선을 추진해야 한다”며 복당 이후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 도전할 뜻을 분명히 했다.

“후보 되면 최악·중도층 탈락”
“존재감 높아 지지율 치솟을 것”
대선 경쟁력 두고 해석 갈려

대권주자로서 홍 의원의 경쟁력에 대한 당내 시각은 엇갈린다. 당권주자인 김웅 의원은 12일 한 인터뷰에서 “지금 당 상황대로라면 홍 의원이나 황교안 전 대표가 대선후보가 될 수밖에 없다”며 “(이는)내년 대선 최악의 상황”이라고 극도의 경계감을 표출했다. 홍 의원의 ‘막말’ 전력 등으로 인해 2030과 중도로의 확장 전략에 심대한 타격을 입는다는 것이다.

정적에 대해서는 가차 없는 홍 의원의 뛰어난 ‘디스’ 능력에 대한 경계감도 있다.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홍 의원이 들어와서 대선 경선을 하면 윤석열, 안철수, 김종인, 유승민을 욕하며 치고받고 하게 될 것”이라며 “중도층을 끌어와야 할 판에 도리어 중도층이 떨어져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 의원이 대선후보가 되지 못한다고 해도, 경쟁 과정에서 나머지 주자들의 경쟁력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4·7 재·보선에서 중도 성향의 오세훈, 박형준 후보가 약진한 것처럼 당 기류가 크게 바뀐 상황에서 강경 이미지인 홍 의원의 복당이 대선 레이스의 변수가 될 수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대권주자인 원희룡 제주지사가 홍 의원의 복당에 찬성하면서도 “홍 의원이 돌아와 흔들릴 당이라면 집권을 포기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 이런 시각을 반영한다.

반면 정국을 읽는 동물적 감각, 상대를 압도하는 화술 등 홍 의원의 개인기를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현재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제외한 야권 대선주자 중 지지율 수위를 달리는 홍 의원이 복당해서 입지가 공공해지면 현재보다 지지율이 치솟는 건 시간 문제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홍 의원은 지금도 자신의 복당 문제를 정국 쟁점으로 띄울 수 있을 만큼 존재감과 이슈 파이팅 능력이 뛰어나다”며 “막상 대선 판이 깔리면 단련 안 된 경쟁자들은 손쉽게 제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홍 의원은 전날에 이어 12일에도 페이스북에 연이어 글을 올려 20~30대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자신의 지지율을 언급하며 복당의 당위성을 거듭 주장했다. 전창훈 기자 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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