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 ‘야구 명예의 전당’… 기장군 “빨리 ‘콜’해 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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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군청이 표류 상태인 ‘한국야구 명예의 전당’ 건립(부산일보 4월 2일 자 8면 등 보도)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기장군 일광면 야구테마파크로 사실상 위치가 확정된 이 건물은 다음 달 비용편익분석 결과에 따라 건립 시점 등이 결정될 전망이다.

KBO 2014년 기장군과 실시협약
운영비 부담에 사업 승인 보류
오규석 군수 결정 촉구 1인 시위
KBO “비용편익 결과 보고 결정”

오규석 기장군수는 12일 오후 2시 30분께 서울 강남구 도곡동 KBO 건물 앞에서 ‘한국야구 명예의 전당(이하 명예의 전당)’ 건립 승인을 요청하는 1인 시위를 진행했다. 2013년 8월 KBO·부산시·기장군 업무협약 체결 이후 8년 동안 사업을 승인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 군수는 이날 “기장군은 명예의 전당이 들어설 야구테마파크에 정규·리틀야구장 총 5면과 국내 유일의 소프트볼장도 조성했다”며 “이제 야구인들의 염원인 명예의 전당이 조속히 건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명예의 전당은 KBO가 보관 중인 야구공, 배트, 유니폼 등 역사적 의미가 담긴 수집품 약 3만 2000점을 전시할 공간이다. 2014년 KBO·부산시·기장군이 건립 실시협약을 맺은 이후 2017년 설계용역까지 진행됐지만, KBO가 연간 20억 원에 달하는 운영비 부담 문제 등으로 사업 승인을 보류한 상태다. 기장군청이 일광면 야구테마파크 부지 1850㎡를 제공하고, 부산시가 사업비 108억 원을 부담할 계획이나 아직 첫 삽은 뜨지 못했다.

기장군청은 지난해부터 명예의 전당 운영비 12~13억 원을 매년 지원하겠다는 제안을 하며 건립 추진에 다시 팔을 걷었다. 지난달 27일에는 기장군 일대에서 KBO·부산시·기장군 3자 실무협의도 진행했다. 기장군청 김종천 기획청렴실장은 “연간 1000만 명 이상 방문할 오시리아 관광단지와 인근 호텔, 자연경관 등에 대한 자료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도시철도 정관선 등 주변 인프라를 고려하면 사업성이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KBO 측 비용편익분석 용역사는 명예의 전당 입지 조건과 주변 시설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도 방문했다.

특히 기장군청은 올해 3월 야구테마파크에 실내 야구연습장과 야구체험장을 연내 착공하겠다는 카드도 꺼낸 상태다. 총예산 173억 원을 들여 주차장과 광장 등 기반 시설까지 조성하면 명예의 전당 승인을 앞당기는데 도움이 된다고 봤기 때문이다. 오 군수는 내년이면 임기를 마치는 상황이라 자신의 숙원 사업인 명예의 전당 건립 승인을 더 이상 미룰 수는 없는 입장이다. 3선 제한 규정으로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기장군수로는 출마할 수 없어 향후 다른 선거를 노린다면 굵직한 성과를 남겨야 한다.

KBO 측은 올해 6월 비용편익분석 결과를 보고 명예의 전당 건립 시점 등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KBO는 운영비뿐만 아니라 접근성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왔다. KBO 이경호 홍보팀장은 “올해 구단들이 굉장히 어려워 많은 예산을 지출하기가 어렵기는 하다”며 “비용편익분석 결과가 나오면 기장군과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 결과를 토대로 안건이 이사회를 통과해야 첫 삽을 뜰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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