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정쩡 ’미국 반대로… 유엔 안보리 공동성명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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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양측 자제 촉구 브리핑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국제사회의 개입 요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란핵합의(JCPOA) 복원 협상을 위한 이스라엘의 협조가 절실한 미국이 적극적인 중재에 나설 가능성이 높지 않은데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미국의 반대로 공동성명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반면 이슬람권 국가들은 일제히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습을 비판하며 팔레스타인을 대거 지지하고 나서 사태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유엔 안보리는 12일(현지시간) 긴급회의를 열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안보리는 이에 앞서 지난 10일 이슬람 3대 성지 알아크사 사원 내에서 이스라엘 경찰이 팔레스타인 시위대를 무력 진압한 것과 관련한 논의를 시작, 공동성명 초안까지 마련하고 이를 두고 협의를 벌였다. 성명에는 이스라엘에 정착촌 관련 활동과 파괴, 축출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내용 등이 포함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미국이 현시점에서 안보리가 성명을 내는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면서 반대해 성명서를 내지 못했고, 긴급회의도 비공식 회의를 하는 것으로 대체됐다.

미국은 일단 양측 모두에 자제를 촉구하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 해결을 위한 ‘2국가 해법’을 재확인하면서 이는 지속적인 평화를 보장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현 사태로 인한 긴장 고조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면서 양측에 자제를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대한 정책 균형 재조정을 모색해왔다. 하지만 JCPOA 복원을 위해 이란과 대화를 시도 중인 상황에서 JCPOA에 반대하는 이스라엘의 협조를 얻지 못할 경우 JCPOA 복원 논의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57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이슬람협력기구(OIC)는 지난 11일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 점령군이 무슬림들의 이슬람 사원 접근을 막고 야만적인 공격을 감행했다고 비난했다. 아랍 이슬람권을 대표하는 국제조직 아랍연맹(AL) 역시 이스라엘의 공습이 무차별적이며 무책임하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아흐메드 아불 케이트 AL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에서 규칙을 어겼다”고 밝혔다.

이란도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란 의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이란 의회는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도 “터키는 항상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예루살렘의 명예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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