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에 ‘금지된’ AZ 접종… ‘노쇼 백신’ 혼선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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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자들의 접종 취소로 발생하는 이른바 ‘노쇼(No Show) 백신’을 두고 일선에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당분간은 백신 수급 조정에 따라 노쇼 백신 접종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관련 정보 전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최근엔 부산 한 병원에선 20대 남성이 30세 미만에겐 접종이 금지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하는 등 노쇼 백신 접종 과정 전반이 혼란스러운 양상이 연출되고 있다.

긴급 출국자 등 “남는 백신 있나”
보건소·병원 문의 전화 시달려
오는 27일까지 노쇼 백신 중단
AZ 외에 화이자는 해당 안 돼
방법 등 충분한 정보 제공 필요

11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오는 27일까지 노쇼 백신 접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최근 AZ 백신의 국내 수급 부족 현상에 따라, 지난 8일 사회 필수인력에 대한 백신 접종 완료 뒤 방역 당국이 2차 위주로 제한적인 접종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접종을 위탁받은 일선 병원에선 1차 백신 접종이 중단됐고, 자연스레 노쇼 백신도 불가능해진 것이다.

노쇼 백신은 접종 위탁 의료기관에서 예약자가 접종일에 나타나지 않아 남는 백신이다. 이때 의료기관에 예약자로 등록됐다면 일반인도 노쇼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

문제는 노쇼 백신 접종이 사실상 중단됐지만 이를 아는 이가 많지 않다는 거다. 부산 한 보건소장은 “지금은 노쇼 백신 자체가 어려운데, 그래도 계속해서 노쇼 백신 접종에 대한 문의 전화가 많이 온다”고 말했다. 올해 8월 미국 시애틀 출장을 앞둔 윤 모(42·부산 기장군) 씨는 “해외연수를 앞두고 미리 백신을 맞으려 했는데, 병원에도 보건소에도 제대로 안내를 안 해줬다”며 “심지어 당분간 접종이 안된다는 안내도 못받아, 괜히 시간만 낭비한 걸 이제야 알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27일부터 65~74세 예약자에 대한 1차 접종을 시작할 계획으로, 이후 노쇼 백신 접종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의 경우 위탁의료기관 1060곳에서 백신이 남을 경우 노쇼 백신 접종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노쇼 백신 접종이 재개되더라도 혼선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노쇼 백신 접종 방법에 대한 정보 자체가 제한적인 데다, 각 지자체나 병원마다 예약자 등록 등에 차이가 있어 접종 희망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접종을 위탁받은 병원들도 밀려드는 노쇼 백신 문의 등으로 업무 차질이 빚어질 정도다.

이런 혼선이 빚어지다 보니 실제로 부산에선 AZ 백신을 맞을 수 없는 이가 노쇼 백신으로 AZ 백신을 접종을 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11일 부산 사하구청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20대 남성 A 씨는 사하구의 한 병원에서 AZ 백신을 접종받았다. 현재 30세 미만은 희귀 질환 등 부작용이 우려돼 AZ 백신 접종이 금지돼 있지만, 병원 측은 A 씨의 나이 등 기본적인 신상 정보조차 확인하지 않고 백신을 접종한 것이다. 병원 측은 A 씨의 접종 사실이 프로그램에 입력되지 않자 뒤늦게 A 씨가 20대인 사실을 확인하고 보건소에 이 사실을 알렸다.

사하구보건소 관계자는 “A 씨는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이 없으며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보건당국과 병원이 A 씨의 상태를 자세히 살피는 중”이라면서 “해당 병원에서 노쇼 백신을 접종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이뤄져야 할 인적사항 확인을 간과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김성현·이상배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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