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시민 저항군 무장투쟁 싹 잘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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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의 무자비한 유혈진압에 대항해 무장 투쟁에 나서는 시민들이 늘어나자 군부가 대대적인 소탕 작전을 벌이고 있다. 군부의 수색을 피해 1만여 명에 이르는 주민들이 마을을 떠나는 등 시민들의 피해가 점점 커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얀마나우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미얀마 중부 사가잉 지역 카니구 주민들은 시민 저항군을 조직해 정부군과 수차례 총격전을 벌였다. 지난 6일 카니구 주민 200명 이상으로 구성된 시민 저항군이 사제 격발식 소총으로 정부군과 총격전을 벌이고, 지뢰로 정부군 차량을 공격하는 등 충돌이 벌어져 정부군 8명과 시민군 2명이 목숨을 잃었다. 다음날 군경이 시민군 수색작업을 벌이자 다시 총격전이 일어나 정부군 8명과 시민군 7명이 숨졌다.

사제 무기로 정부군과 ‘총격전’
군부 “좌시 않겠다”며 소탕 나서
마을 수색·폭력·협박·고문 난무
1만여 명 집 떠나고 사망자 급증

군정 최고기구인 국가행정평의회(SAC) 대변인 카웅 텟 소령은 이에 “시민들의 무장투쟁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발표하고 대대적인 소탕 작전을 벌였다. 군부는 미얀마 곳곳에서 사냥용 총과 사제총, 사제폭탄으로 무장한 시민군·자경단이 생겨나자 ‘초장에 싹을 잘라야 한다’며 카니구에 본보기로 병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했다. 군부는 최소 17대에 이르는 트럭에 군인들을 싣고, 보트까지 동원해 수백 명의 군인을 카니구 시민군 소탕 작전에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매체 이라와디는 지난 10일 군부가 카니구의 숲을 샅샅이 뒤져 시민군 14명을 포함한 주민 23명을 체포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라와디에 따르면, 군부는 시민군 색출을 위해 이들이 속한 마을을 수색해 주민들을 먼저 체포해 협박한 뒤 시민군이 숨어있는 곳을 안내하도록 하고 있다. 실제로 70명에 이르는 병력이 이날 오전 5시께 카니구의 한 마을을 덮쳐 주민 14명을 체포했다. 이들 중에는 청소년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마을 주민은 “군인들이 무기를 찾는다며 온 마을을 뒤지면서 보이는 사람들을 모두 때리고 고문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군부가 차례로 여러 마을을 수색하고, 폭력을 행사하자 17개 마을 주민 1만여 명이 집을 비우고 숲에 숨어사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자 군부에 목숨을 잃거나 체포되는 시민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현지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군부 쿠데타 발생 이후 전날까지 군경의 총격과 폭력으로 781명이 숨졌고, 4900여 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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