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큐 전문의를 만나다] 대동병원

대동병원 척추센터 문종욱 과장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대동병원 제공

일반적으로 허리가 아프다면 ‘디스크(추간판탈출증)’를 떠올린다. 허리가 아파 병원을 찾은 환자 대부분이 디스크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검사를 해 보면 디스크가 아니라 ‘척추관 협착증’ 으로 진단받고 치료하는 환자를 자주 볼 수 있다.

대동병원 척추센터 문종욱 과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두 질환 모두 허리에서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이 눌려 다리가 저리고 걷기가 힘들다는 점에서 비슷하다”면서 “하지만 엄연히 다른 질환이므로 진단에 맞는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체의 뼈와 뼈를 잇는 관절은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 ‘퇴행성관절염’이 발생한다. 퇴행성관절염이라고 하면 무릎 관절을 먼저 생각하기 쉽지만, 관절 중 하나인 척추 역시 퇴행성 변화로 척추관이 좁아지는 ‘척추관 협착증’이 생길 수 있다.

척추관 협착증은 허리 통증이 유발되면서 엉덩이나 허벅지가 당기고, 이후 무릎 밑에서 발바닥까지 저린 증상이 특징이다. 걸을 때 증상이 심해지고 쉬면 호전되는 경향을 보인다. 주로 4, 5번 허리뼈 사이에서 발생하며, 40대에 시작해 50∼60대로 갈수록 심해진다.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많다고 알려져 있는데, 척추 자체의 퇴행성 변화와 함께 폐경 이후 호르몬 변화로 인대가 늘어나는 것과 관계가 있다. 어릴 적 들어보았던 동요 ‘꼬부랑할머니’가 바로 대표적인 척추관 협착증 환자로 볼 수 있다.

디스크는 말랑말랑한 수핵이 신경을 눌러 나타나며 나이에 관계없이 급성으로 생긴다. 반면 척추관 협착증은 뼈, 인대 등 딱딱한 조직이 신경을 누르는 경우로 상대적으로 높은 연령대에서 서서히 증상이 나타난다. 디스크는 허리를 앞으로 굽히거나 앉아 있을 때 통증이 있지만, 척추관 협착증은 허리를 뒤로 젖히거나 걸을 때 다리에 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척추관 협착증은 신경마비 증상이 없다면 약물·운동·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한다. 증상 정도에 따라 주사나 신경 성형술 등 시술적 치료를 병행한다. 이런 방법에도 호전이 없고 통증으로 일상생활이 힘들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문종욱 과장은 “척추관 협착증은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수술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특히, 영상 검사 결과보다 환자의 일상생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따라 증상이 다르므로 허리에 불편감이 든다면 조기에 척추센터를 방문하는 게 좋다”고 권했다.

척추관 협착증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바른 자세를 가져야 한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땐 다리를 굽혀 몸과 가까이한 뒤 다리 힘을 이용해 물건을 들어올려야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과하게 허리를 구부리거나 비트는 동작을 삼가고, 평소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이나 척추관절을 이완시키도록 한다. 적정 체중 유지와 근력 강화를 위해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정광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