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산 옛 명소 ‘에덴유원지’ 정비, 코로나에 발목 잡혀 ‘제자리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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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서부산 관광명소였던 ‘에덴유원지(옛 에덴공원)’의 정비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코로나19로 예산이 빠듯해진 탓이다. 부산시는 우선 기반시설 일부를 먼저 착공하고, 나머지 사업은 내년부터 단계별로 재추진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올해 14억 원을 들여 에덴유원지 조성사업을 위한 기반시설 공사를 준비 중”이라고 9일 밝혔다. 올해 완공을 목표로 삽을 뜨게 될 기반시설은 970m 길이의 산책로와 다목적 소통광장 2곳(2500㎡) 등이다. 유원지 내 배수·조경공사도 포함된다.

코로나로 市 예산 빠듯해 제동
당초 예정액의 4분의 1만 편성
올해 산책로·광장만 조성 예정
에코어드벤처 등 내년 이후 추진

에덴유원지 정비사업은 당초 올해까지 100억 원의 예산을 확보해 끝을 볼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재정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에덴유원지 정비에도 제동이 걸렸다.

편성된 예산은 지난해 10억, 올해 14억 원. 당초 예정액의 4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올해까지 들어설 예정이던 낙조관람대, 에코어드벤처 등 대규모 시설은 내년 이후로 일정이 밀렸다.

코로나 확산세가 계속 이어지면서 에덴유원지 정비는 일정이 더 지연될 여지도 있다. 당장 내년에 부산시가 유원지 정비 사업에 76억 원이라는 대규모 예산을 한 번에 투입할 가능성이 적은 데다, 2017년에 만들어진 실시설계안보다 재료비 등 단가도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부산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코로나가 터진 지난해부터 유원지 정비 등 건설 사업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면서 “앞으로 몇 년간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에덴유원지는 사하구 하단동에 있는 7만 2712㎡ 규모의 도심공원이다. 과거 다대포 몰운대와 함께 부산 ‘팔선대(八仙臺)’로 꼽힐 만큼 뛰어난 경관을 자랑했다. 1972년 유원지로 고시된 이후 관광명소로 큰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하단동 개발 이후 수십 년간 방치되면서 점차 관광객들의 발길이 뜸해졌다.

이에 부산시는 2015년 10월 서부산권 관광 활성화를 위해 총 218억 원의 시비를 들여 에덴유원지 조성을 추진하기로 했다. 2017년 3월 실시설계를 마쳤고, 2018년 10월에는 113억 원을 들여 공원 내 사유지 매입까지 완료했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 모두 충분한 예산 확보에 실패하면서 일부 기반시설 조성에만 그쳤다. 현재 에덴유원지 정비 사업 중 주차장(91면)만 완공된 상태다. 유원지 조성이 미뤄지자 주민들은 불만을 터트린다. 하단동 주민 최 모(66) 씨는 “동부산에 있는 오시리아 테마파크는 잘만 추진되는데 왜 우리 동네 유원지 개발은 계속 늦어지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부산시는 재정 여건에 맞춰 단계별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시 공원운영과 측은 “코로나로 시 예산이 빠듯해지면서 불가피하게 사업이 지연된 측면이 있다”면서 “시의 예산 사정에 따라 단계별로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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