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부산은 이재용 부회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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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택 서울본부장

여기서 그의 잘잘못을 따질 생각은 없다. 아무리 사법부가 최종 판단을 내렸다고 할지라도 사람들마다 시각이 다를 수있다. 다만 최악의 경제난에 빠져 있는 부산을 위해 그가 왜 필요한지 한번 얘기해보고 싶을 뿐이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확정받고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얘기다.

현 시점에서 부산경제 살리기의 적임자는 집권세력이 아니고, 여야 정치권은 더더욱 아니다. 기업인이다. 그중에서 대한민국 최고 그룹의 수장인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만한 적임자는 없다. 그의 풍부한 노하우와 폭넓은 인맥, 삼성의 막대한 자산이 총투입된다면 부산이 되살아날 수 있는 여건을 '겨우' 만들 수 있다.

2030부산엑스포 유치 적임자이자
삼성전자·전기 부산 유치 결정자
이건희 미술관도 이 부회장만 결정
부산살리기 위해 문 대통령 결단을



삼성가(家)는 세계적인 인맥을 확보한 집안이다. 선대회장인 이병철 회장부터 이건희 회장을 거쳐 현 이재용 부회장까지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그 어떤 집안보다 인적 네트워크가 풍부하다.

부산은 2030월드엑스포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월드엑스포는 기존의 대전과 여수 엑스포와는 차원이 다르다. 부산이 유치하게 되면 우리나라 최초의 '등록엑스포'가 된다. 월드엑스포가 열리는 2030년 5~11월까지 전세계 200개국이 참가하고, 국내외 5000여만 명의 관람객이 부산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43조 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50만 명의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실로 엄청나다. 중국이 2010년 상하이엑스포를 통해 급성장했듯이 부산엑스포는 우리나라가 한 단계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그만큼 월드엑스포는 부산은 물론 대한민국 전체를 위해 중요하다. 2030 엑스포가 '부산만의 행사'가 아니라는 얘기다.

그런데 문제는 유치 작업을 주도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이뤄낼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과거 서울올림픽(정주영) 평창올림픽(이건희) 여수엑스포(정몽구) 유치 사례에서 입증됐듯이 부산엑스포도 대기업 총수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정부 여당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민간 유치위원장을 맡기려는 이유다. 하지만 두 사람은 "기업운영하기도 벅차다"며 난색을 표한다.

게다가 러시아 중국 프랑스 캐나다 네덜란드 등 경쟁국들은 이미 신청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유치운동에 돌입한 상태다. 우리는 다음 달 초 유치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통상적으로 유치신청서를 제출할 때 개최 도시의 시장과 유치위원장이 함께 참석해 프리젠테이션을 해야 한다. 그만큼 유치위원장 인선이 시급하다.

그 일을 이재용 부회장에게 한번 맡겨 보자. 삼성은 현대차나 SK 보다 규모가 크고, 이 부회장은 세계 곳곳에 두터운 인맥을 형성해 놓고 있다. 그가 나선다면 유치 운동이 훨씬 수월하고, 성공 가능성도 더 높다. 그래서 부산 정·관·경제계가 합심해 이 부회장에게 한번 부탁해 보자는 거다. 부산 경제계 유력인사는 "이 부회장 만한 적임자가 없다"고 했고, 민주당의 모 인사도 "좋은 생각"이라고 화답했다.

삼성 계열사의 부산 유치를 위해서도 이 부회장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기장군은 45만 평 부지에 군비 3197억 원을 투입해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산업단지'를 조성 중이다. 여기에 수출용 신형연구로, 중입자가속기, 파워반도체 산업클러스터 등을 조성해 미래 산업혁명의 메카로 자리잡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동남권 산단은 2조 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2만 1000 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기대된다. 기장이 명실상부한 부산 미래 먹거리의 전초기지가 되려면 삼성전자와 삼성전기를 반드시 유치해야 한다. 평소 자존심 강하기로 유명한 오규석 기장군수가 두 번이나 문재인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이 부회장에 대한 선처를 호소한 것도 '삼성 없는 기장'을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 군수가 이 서신에서 강조했듯이 대기업 총수가 구속돼 있는 상태에서 어떤 전문 경영인도 투자 결정을 쉽사리 내릴 수 없다.

다른 이유도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최근 '이건희 미술관' 부산 유치 의향을 피력했다. 미술에 관한한 전문가적 식견을 가진 박 시장은 이건희 미술관을 세계 최고 수준의 미술관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건희 미술관 유치에 성공하면 부산은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다. 이 문제 역시 이 부회장만이 결정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산사랑'은 각별하다. 이제 그 사랑을 부산경제 회복으로 연결시켜야 할 시점이다. 이 부회장이 부산경제 살리기에 적극 나서도록 만들어 주는 게 '문재인식 부산사랑'의 화룡점정이다. 이 부회장이 하루빨리 부산을 위해 일하도록 만들어 줘야 한다. 그 방법은 전적으로 문 대통령에게 달렸다. 시간이 얼마 없다.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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