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철수 시작하자 피로 물든 아프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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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서부의 한 고등학교 인근에서 8일(현지시간)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한 가운데 주민들이 차량 잔해가 남아있는 현장에 모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서부의 한 고등학교 인근에서 8일(현지시간)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해 2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번 공격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완전 철군 계획을 발표한 이후 별다른 조건 없이 미군 철수를 시작한 지난 1일 이후 불과 일주일 만에 벌어졌다.

폭탄테러로 최소 55명 사망
희생자 대부분 귀가 중인 학생
대통령, 텔레반 연루설 제기

이날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이번 테러로 최소 55명이 숨지고 150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희생자 중에는 수업을 마친 후 귀가하던 여학생들이 특히 많았다고 당국은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폭발은 수년에 걸쳐 이슬람국 무장 세력의 잔혹한 공격에 직면했던 시아파 무슬림 지역에서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TV는 피로 물든 도로 여기저기에 학생들의 책과 가방이 흩어져 있고, 주민들이 희생자들을 돕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을 보여주기도 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이번 공격 주체로 탈레반을 지목했다. 가니 대통령은 “탈레반은 불법 전쟁과 폭력을 확대해 위기를 평화적이고 근본적으로 해결하길 꺼리고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고 밝혔다.

하지만 탈레반은 이 같은 연루설을 부인한 데 이어 오히려 이 사건을 비난했다. 탈레반 대변인은 “이러한 극악무도한 범죄에 대한 책임은 오직 극단주의 테러 조직 ‘이슬람국가(IS)’에만 있다”고 주장했다.

탈레반에 상당한 영향력이 있고 평화회담 재개와 휴전에 동의하도록 탈레반을 압박하고 있는 파키스탄 정부도 이번 공격을 비난하고 나섰다. 카불 주재 미 대사 대리인 로스 윌슨 역시 트위터에 글을 올려 “수십 명을 살해한 아이들에 대한 이 용서할 수 없는 공격은 아프간 미래에 대한 공격이며 용납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이날 폭탄테러를 자행했다고 주장하는 단체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로이터는 “탈레반은 외국군에 대한 공격을 대부분 중지했지만 계속해서 정부군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많은 언론인과 활동가, 학자들이 탈레반 소행으로 보이는 공격으로 숨졌지만, 탈레반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여진 기자·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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