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 출신 해경, 음주 단속 피해 바다로 도망… 경비정 출동 심야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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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음주단속에 걸린 해양경찰이 차를 버리고 바다로 도망치는 바람에, 그 해경을 잡기 위해 밤새 영도에서 경찰과 군, 해경 경비정까지 동원되는 대소동이 벌어졌다. 해당 해경은 직위해제됐다.

지난 5일 오후 10시 39분 영도구 태종대 앞 회전교차로에서 부산해양경찰 경장 A 씨가 음주 단속에 맞닥뜨렸다. A 씨는 단속 중이던 경찰을 보고 승용차를 후진해 300m 정도를 도주한 뒤 영도구 동삼동 감지해변 인근에 차를 세우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5일 밤 영도 태종대 교차로 앞
단속 만나자 차 버리고 ‘풍덩’
5시간 도주 후 자진 경찰 출두
군부대도 동원 수색, 직위 해제

5시간 넘게 도주 행각을 벌인 A 씨는 결국 6일 오전 3시 30분께 영도해양파출소에 자진출두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해병대 출신으로 현재 해경 경비함정에서 근무 중이다. 당시 출동한 경찰은 “바다로 뛰어든 A 씨를 향해 ‘물에서 나오라’고 했으나 수영을 잘해 죽기 살기로 헤엄쳐서 도망갔다”고 전했다.

해경인 A 씨가 경찰의 음주 단속을 피해 목숨 건 줄행랑을 벌이는 사이 영도에서는 대소동이 벌어졌다. 밤중에 해경 선박 3척과 경찰 25명이 현장 수색작업에 투입됐다. 영도경찰서 의무경찰타격대도 모자라 인근 군부대까지 동원됐다. 부산영도경찰서장과 부산해양경찰서장도 현장까지 나와 수색을 지휘했다. 영도구 한 편의점에서 일하는 직원은 물에 흠뻑 젖은 채 슬리퍼를 사러 온 A 씨를 보고 수상히 여겨 112에 신고를 하기까지 했다.

A 씨를 수소문하던 해경 측은 다음 날인 6일 오전 3시께 휴대전화로 연락이 닿았다. A 씨는 이날 오전 3시 30분께 영도해양파출소에 자진 출석해 혈중 알코올 농도를 측정받았다. 도주 후 5시간 만에 측정된 것이라 혈중 알코올 농도는 단속 기준치보다 낮았다. 도주를 했지만 뒤늦게나마 직접 파출소에 출두한 터라 A 씨는 음주측정불응죄를 적용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음주량, 음주 후 경과시간 등을 감안해 ‘위드마크’ 방식으로 단속 당시 A 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를 계산해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할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소속 직원의 전국적인 일탈 소동으로 체면을 구긴 부산해경은 A 씨를 직위해제했다. 해경 측은 “도주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가 나오는 대로 징계 수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손혜림 기자 hyerim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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