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젊은 층에 상처줬다”… 몸 낮춘 김부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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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6일 국회 제3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 첫날인 6일 야권의 현 정부에 대한 질책에 공감하고 오히려 여권 주류 인식에는 ‘소신’ 발언을 했다. 김 후보자가 총리 지명 뒤 일성으로 ‘민생 현장 목소리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고 한 만큼 야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으로 김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이 백신 문제에 대해 “야당이 유언비어성 문제를 조장하는 것도 있겠죠”라고 공감을 구하자 “야당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동의하지 않았다. 반면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민주당이 의석수를 앞세워 임대차 3법 등을 기립 표결한다”고 다수당의 횡포를 지적하자 여기에는 “국민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법안은 숙성해서, 여야가 대화했다면 국민을 납득하는 데 도움을 줬을 것”이라고 공감을 표했다.

민주당 내부 소위 ‘강성 당원’ 요구와는 ‘결이 다른’ 답변도 자주 나왔다. 조 의원이 ‘문자폭탄을 감수하고 대통령에게 쓴소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자 “국민의 삶과 눈높이가 우선이 돼야 한다”며 “제가 지금까지 알고 있는 민주주의적인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호응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필요성에도 “바깥 여론을 대통령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했다. 사면 필요성에 선을 긋는 청와대나 당 주류 인식과는 간극이 비친다.

임대차 3법·문자폭탄 등
여권 주류와 다른 소신 발언
국정운영 질책엔 ‘자성모드’
부동산 정책 손질도 시사
‘라임 특혜 의혹’은 정면 반박
야 “박준영 등 3인 부적격”

김 후보자는 문 대통령이 자신과 가족에 대한 인신 모독성 전단을 뿌린 30대 남성에 대해 모욕죄 처벌 의사를 밝혔던 데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김 후보자는 “대통령이 (해당 사안을)조금 폭넓게 보도록 참모들이 보좌했으면 어땠을까”라고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논란에도 “조 전 장관이 기대에 못 미쳤다. 특히 젊은 층에 여러 상처를 준 것은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피해자를 ‘피해를 호소하는 고소인’이라고 지칭한 데 대해서도 “몇 차례 사과드렸지만, 피해자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부동산 대책에 대해서는 “부동산 부정과 비리는 철저하게 바로잡고, 주택가격 안정과 공급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며 “실수요자들의 주택마련에 어려움이 없도록 하겠다”고 손질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외에 군 복무자 혜택 확대를 모색하겠다고 했고, 분권형 개헌 필요성도 언급했다. 가상화폐 대응에 관련해선 “400만 명 이상이 실제로 거래에 참여하고 있어, 당신들이 알아서 하라고 하기에는 무책임하다”며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자신을 둘러싼 야권의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사려 깊지 못했다” “부끄럽다”고 몸을 바짝 낮추면서도 다소 감정적으로 격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라임 사태와 관련해 후보자 주변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무엇이 특혜인지 말하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한편 국민의힘이 이날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지난 4일 청문회를 마친 5명의 장관 후보자 가운데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박준영 해양수산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정의당도 임혜숙, 박준영 후보자에 대해선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민주당은 이들 후보자에게 낙마할 만한 사유는 없다고 보고 있지만, 이날 청문보고서 채택 절차를 강행하지 않았다. 청문보고서 채택 시한은 오는 10일까지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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