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청 키우는 비주류… 민주 ‘송영길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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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대표 체제가 들어서면서 더불어민주당 친문(친문재인) 주류와는 결이 다른 비주류 측의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다.

이재용 사면 제기·문자폭탄 성토 등
靑·친문과 다른 소수의견 잇단 개진
송 대표도 당직 인선서 차별화 행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이원욱 의원은 지난 4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특별사면과 관련, “지금 반도체의 수급 상황 등을 봤을 때 사면 필요성이 조금 있는 정도가 아니고 아주 강력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친문 주류가 “기부와 사면은 다른 문제”라며 선을 긋고 있는 상황에서 당 소속 의원 중 처음으로 정반대 목소리를 낸 것이다. 이 의원은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가까운 ‘SK계’로 분류되지만, 이번 발언은 개인 차원의 의견 표명이라고 한다. 이 의원이 당·청의 완강한 기류에도 사면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침묵하는 다수 의원들 중에 동조 의견이 적지 않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4·7 재·보선 참패 이후 공론화된 ‘문자 폭탄’도 마찬가지다. 윤건영, 박주민 등 친문 핵심 의원들이 앞다퉈 ‘문자 폭탄도 민심’이라며 강성 당원들을 두둔하고 나섰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원팀’을 강조하며 압박하면 ‘소수 의견’은 곧바로 수그러드는 이전 분위기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특히 김남국 의원은 의원 단체 대화방에서 “보수가 원하는 프레임인데 도대체 왜 저들의 장단에 맞춰서 놀아 주느냐”며 문자 폭탄의 폐해를 집중 제기한 같은 당 조응천 의원을 향해 “좀 그만하라”고 공개 저격했지만, 일부 의원은 “문자 폭탄을 보내는 사람들을 문제 삼아야지 문자 폭탄의 문제점을 지적한 사람을 성토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당의 이 같은 기류는 4·7 재·보선 참패와 송영길 대표 체제가 불러온 변화로 풀이된다. 송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당이 정책의 중심이 돼야 한다”며 당이 주도권을 갖는 당·정·청 관계 재정립을 표방해 왔고, 당직 인선에서 사무총장에 윤관석 의원을 임명하는 등 친문 주류와 거리가 먼 인사들을 중용하는 등 차별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창훈 기자 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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