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당 프레임=자해적” 야, 경계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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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레이스의 쟁점으로 부상한 ‘영남당’ 논란에 대해 ‘자해적 프레임’이라며 경계하는 당내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당사자인 영남뿐만 아니라 비영남 출신 인사들도 가세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이에 따라 지역 대결이 부각되던 전당대회 구도도 누가 당 개혁과 중도 확장의 적임자냐는 인물 대결 구도로 서서히 바뀌는 양상이다.

권성동·정진석 등 강원·충청 의원
“최고 지지 기반지역 배제, 부적절”

지난 원내대표 경선에서 김기현 당 대표 대행과 맞붙었던 권성동(강원 강릉) 의원은 5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영남당 논란과 관련, “당 최고 지지 기반이 영남이다 보니까 영남 출신 인사들이 각종 당직이나 국회직을 많이 맡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더 중요한 건 당이 확실하게 중도 지향적인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점이다. 과거로 회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영남 출신 의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출신 지역을 배제 사유로 삼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충청 출신 중진인 정진석(공주부여청양), 성일종(서산태안) 의원도 영남당 논란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의원은 지난 4일 페이스북에 “전국 유권자의 25%를 차지하는 영남은 언제나 우리 당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 준 곳이고,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 주고 있는 곳”이라며 “전라도면 어떻고 경상도면 어떻고 충청도면 어떻나. 적들이 우리에게 거는 ‘영남당 프레임’을 스스로 확대 재생산하면, 정권교체고 뭐고 다 ‘도로 아미타불’이 된다”고 지적했고, 당 비상대책위원인 성 의원은 “당 대표로 영남 인사가 뽑히면 영남당으로 회귀한다는 얘기는 비약이고, 아마 반대 진영이 노리고 싶은 프레임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실제 비영남 출신 당 대표 주자들은 선거 전략으로 영남당 프레임을 강화하려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 원내대표 선거에서 울산 출신인 김기현 의원이 당선되면서 이런 움직임은 한층 강화되는 양상이다. 홍문표(충남 홍성예산) 의원은 지난 3일 당 대표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정권을 잡으려면 오늘의 영남 정당으로는 어렵다는 게 대다수 국민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당 대표 출마 의지를 내비친 초선의 김웅(서울 송파갑) 의원도 “영남지역의 중진들은 국민의 새로운 변화를 읽지 못한다”며 ‘비영남 대표론’을 띄우고 있다.

부산 국민의힘 관계자는 “‘초선들이 제기한 ‘영남당 탈피’는 일부 지역의 폐쇄적인 정치 행태가 당의 주류 문화가 되는 구태를 벗어나자는 취지였는데, 지역 배제 논리로 변질된 측면이 있었다”면서 “영남뿐만 아니라 비영남에서도 오히려 지역 차별을 조장하는 낡은 프레임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당 대표 레이스도 인물 대결 구도로 자연스럽게 바뀔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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