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부산 지방선거 ‘여성 기초단체장 전성시대’ 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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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여성 기초단체장’ 전성시대가 개막될 수 있을까.”

1년 1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8회 지방선거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역대 최대 규모의 여성 정치인들이 내년 6월 부산 기초단체장 선거에 도전할 태세여서 최종 결과에 관심이 집중된다.

재선 도전 서은숙·정명희·정미영
지방의회서 정치 배워 기본기 탄탄
송숙희·서지영·김진영·송순임 등
자천타천 출마 채비하거나 저울질
16개 선거구 1명 정도씩 출마 의향

5일 취재 결과 부산지역 16개 기초단체장 선거구마다 1명 정도의 여성이 출마 의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3명의 현직 구청장을 포함해 10여 명의 여성은 이미 출마 방침을 굳히고 다양한 선거전략을 마련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 정명희(북) 서은숙(부산진) 정미영(금정) 구청장의 재선 여부가 주목된다. 이들은 2018년 지방선거 때 부산에서 민주당 돌풍을 일으킨 주역들이다. 정명희·정미영(부산대) 서은숙(부산여대) 구청장 모두 부산에서 대학을 졸업한 데다, 지방의회에서 정치를 배워 기본기가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욱이 정명희 북구청장은 지난 지방선거 때 부산 지역 구청장 가운데 최대 득표율(56.5%)을 기록하기도 했다.

비(非)현직 후보 중에는 송숙희 전 사상구청장이 가장 주목을 받는다. 그는 1995년 1회 지방선거 때 기초의원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은 뒤 구의원과 시의원, 사상구청장을 두번씩 역임했다. 지난 선거에서 김대근(민주당) 구청장에게 3.9%포인트(P) 차이로 패했지만 부산지역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후보 중에선 최대 득표율(48%)을 거둘 정도로 경쟁력을 과시했다. 게다가 유력 경쟁상대인 김 구청장은 지난달 2심에서도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아 출마가 불투명한 상태다. 송 전 구청장이 이번에 재입성하면 다시 3연임이 가능하다.

해운대구에서 시의원을 지낸 김진영(국민의힘) 부산시당 대변인은 “내년에 출마하게 된다면 시의원 선거에 나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해운대구청장 출마 가능성을 내비쳤고, 송순임(국민의힘) 전 시의원도 남구청장 출마 여부를 적극 검토 중이다.

수영구에선 김혜경(민주당) 울산과학기술원(UNIST) 감사와 한선심(국민의힘) 전일의료재단 이사장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당 사무처에서 잔뼈가 굵은 서지영(국민의힘) 홍보국장도 주변에서 동래구청장 출마 요구를 계속 받고 있는 상태다.

이들 외에도 정치 쪽 사정에 밝은 3~4명의 여성 인사가 출마 요청을 받고 고민 중이다. 여권 성향의 인사들은 민주당의 낮은 지지율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국민의힘 쪽 여성들은 치열한 당내 경쟁률로 인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대부분의 여성 출마자는 “당의 공천 원칙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경선을 통해 기초단체장 후보를 뽑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남성들에 비해 조직과 자금의 열세인 여성 후보들은 아무래도 경선보다 ‘전략공천’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민주당은 해당 권역의 기초단체 수에 따라 전략공천을 일부 허용하고 있다. 지자체 수가 16개인 부산에선 최대 2명까지 전략공천이 가능하다. 국민의힘도 여성과 장애인 등 정치적 소수자를 대상으로 ‘우선추천제’를 도입하고 있다. 우선추천지역은 중앙당 공천관리위가 선정한다. 대선·지방선거 동시 실시와 정당공천제 폐지 등 여러 가지 변수가 남아 있지만 내년 부산 지방선거에서 ‘여성 구청장’이 대거 배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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