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외식비·학원비도 쑥쑥, 2%대 물가 급등 '발등의 불'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물가 상승세가 심상찮아 온 가족이 행복하기는커녕 가계의 주름살만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서민의 살림살이가 매우 어려워진 상태에서 놀이공원과 키즈카페 이용료 등 어린이 관련 물가가 어린이날을 앞두고 급등해 자녀와 함께 나들이하기가 쉽지 않다. 외식비, 학원비까지 덩달아 오르면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한숨 소리마저 커지고 있다. 게다가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3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이대로 가다가는 자칫 인플레이션이라는 복병을 만나 하루빨리 회복세로 돌아서야 할 국가경제에 직격탄이 될 우려가 높다.

가파른 물가 상승세 민생 안정에 걸림돌
인플레이션 우려 없도록 조기 안정 필요

통계청의 4월 소비자 물가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테마파크 등 놀이시설과 키즈카페 요금이 지난해 0%대 상승률을 보이다가 최근 급등하면서 1년 전보다 2.4%나 올랐다. 이는 2019년 9월(2.4%) 이후 1년 7개월 만에 최고의 상승률이다. 외식업계의 잇단 가격 인상으로 외식비 상승률도 햄버거 6.1%, 김밥 4.4%, 떡볶이 2.8%, 라면 2.5%, 치킨 2.1%를 기록했다. 이같이 어린이와 가족 여가생활 관련 서비스 가격의 상승세가 두드러져 가계 부담이 늘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사교육 비용은 e러닝 이용료 7.5%, 음악학원비 3.6%, 운동학원비 3.2%, 미술·외국어학원비 2.2%, 초등생 학원비 1.7% 등으로 올라 자녀 교육에 들어가는 추가 비용 역시 만만찮아졌다.

이미 장바구니 물가는 위험 수준이라 시장 가기가 무서울 정도다. 계란값은 올 들어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여파로 산란계가 부족해지면서 40%가량 올라 여전히 떨어질 줄 모른다. 파를 직접 키우는 ‘파테크’ 유행을 낳은 대파값은 1년 전에 비해 3배 가까이 올랐다. 이런 가운데 통계청이 집계한 4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107.39로 1년 전보다 2.3% 상승했다. 2017년 8월(2.5%) 이후 가장 큰 상승률로, 2%대 진입도 2018년 11월 이후 2년 5개월 만이다. 이유는 농축수산물 가격이 작황 부진으로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인 데다 국제 유가 상승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더이상 물가 상승세를 방치하면 안 된다. 한국은행의 물가 안정 목표치는 연간 2%이며, 물가 상승률 2%는 인플레이션 여부를 가르는 기준선이어서다. 최근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소비가 살아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온다. 여기에 물가 상승이 장기화하면, 실세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럴 경우 대출로 코로나19 위기를 힘겹게 견디고 있는 영세 기업인과 소상공인·자영업자, 서민층, 취약계층이 받는 충격은 엄청날 것이고 가계부채의 부실화를 초래할 게 뻔하다. 정부가 금리 상승이 없도록 전방위적으로 소비자 물가를 관리하며 빨리 안정시켜야 하는 이유다. 물가 안정은 민생과 경제 회복을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여야 정치권의 관심과 협치도 필요하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