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2%대 뛰나”… 소비자 물가 전망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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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산품과 농축수산물 등의 가격이 일제히 뛰는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현실성이 낮다’는 쪽은 유가 등 공급 측 요인으로 아무리 가격이 올라도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수요가 아직 이를 뒷받침할 여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유가·원자재·곡물 가격 강세에 더해 ‘펜트업(지연·보복) 소비’까지 터지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를 넘으면, 이는 지난 2012년(2.2%) 이후 9년 만의 기록이 된다.

전문가들 인플레 가능성 공방
한은 전망치 ‘1%대 중반’ 예고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5일 “원자재 가격이 너무 많이 오르고 있어 당분간 2%대 물가 상승률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를 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정부 등의 전망에 대해 그는 “단언할 수 없다. 많은 위험 요인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며 “경기 회복과 함께 수요 회복 요인까지 더해지면 물가가 부스팅(급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세가 인상, 농수산물 가격 상승 등으로 수치상 물가보다 체감 물가는 더 높다”며 “코로나가 진정되고 보복 소비가 일어나 수요 측이 견인하는 물가 압력까지 더해지면 그때는 (인플레이션 문제를)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제한적 물가 상승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대체로 수요 회복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으로 보는 편이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반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이 올라가려면 경제활동이 정상화하고 수요 자체가 늘어나야 하는데, 세계 경제 회복세나 잠재 GDP(국내총생산) 등으로 미뤄 (수요 회복)강도가 클 것 같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는 “코로나로 일단 GDP가 한 단계 레벨 다운(수준 하락)된 상황에서 최근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을 뿐이며, 광범위한 인플레이션을 예상할 만큼 경기 회복세가 강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현재 한국은행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3%이지만, 이달 발표할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1%대 중반 이상까지 높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환 선임기자 jh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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