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이야기] 가볍게 마신 와인 한두 잔은 건강에 좋다? 적게 마셔도 ‘발암 위험도’ 올라가요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술에 얽힌 오해

대부분 사람은 저녁에 와인 또는 소주 한두 잔 정도를 마시면 건강에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적포도주는 심장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믿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 연구 결과는 사람들의 일반적 믿음을 배신한다. 술은 아무리 적게 마셔도 암을 발생시킬 위험도를 높인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적게 마시는 것이나 과음하는 것이나 차이가 없다는 이야기다.

최근 일본 도쿄대학교와 간토 로사이병원, 미국 하버드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술을 매일 꾸준히 마시면 아무리 소량이라고 해도 발암 위험도를 높인다’고 한다. 반면 술을 한 번도 마시지 않은 사람은 암에 걸릴 확률이 극도로 낮다고 한다.

이들은 일본의 병원 입원 환자 6만 3000명과 건강한 사람 6만 3000명의 건강 기록을 비교해 이런 결론을 내렸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발암 위험도는 술을 마시는 총량에 따라 높아진다. 5년간 하루 두 잔씩 술을 마실 경우의 발암 위험도는 10년 간 하루 한 잔씩 마신 것과 똑같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가볍게 술을 마시더라도 발암 위험도 증가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이 설정한 ‘한 잔’의 양은 와인 180ml, 맥주 500ml, 위스키 60ml였다.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모든 종류의 음주는 암과 연관돼 있다. 백포도주나 적포도주 등 흔히 건강에 좋다고 생각하는 술도 마찬가지다. 어떤 술이든 많이 마실수록 암에 걸릴 확률을 높인다는 것이다.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에게 자주 찾아오는 암은 구강암, 식도암, 결장암, 간암, 유방암 등이다.

술을 마시면 인체는 알코올을 분해하기 위해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독성 화학물질을 생산한다. 이 물질은 인체의 DNA를 손상시키고 호르몬 수치를 어지럽힌다. 이렇게 하면 세포 분열을 엉망진창 상태로 빠뜨려 발암 위험도를 높인다. 여성의 경우 에스트로겐 수치를 높여 발암 위험도를 증가시킨다. 연구자들은 에스트로겐 수치가 높을 경우 유방암이나 호르몬성 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고 본다.

술을 마시면 입이나 목구멍의 세포를 손상시킨다. 이렇게 되면 니코틴 같은 발암성물질이 인체에 흡수될 가능성이 커진다. 연구진은 발암 위험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21세 이하, 임신부, 건강 상태가 좋지 않는 사람, 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술을 마시지 말라고 권한다. 남태우 선임기자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