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서부산권으로” 부동산 수요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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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산지역 중저가 아파트 거래 비율이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했다. 지난 연말 조정대상지역 확대 지정 이후 부동산 투자수요가 기존에 인기가 높았던 동부산에서 중·서부산 중저가 주택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3월 부산지역 주택(아파트, 다가구주택, 단독주택 등) 거래량은 6442건으로 전월(4947건)에 비해 30.2% 증가했다. 전년 동월(6198건)과 비교해서도 소폭 늘었다.

조정 지역 지정 충격서 반등
3월 거래량 예년 수준 회복
사하구, 753건 매매 ‘최다’
4억 미만 거래 비율 80% 넘어
부산 집값 ‘키 맞추기’ 본격화

부산지역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하반기 부동산 활황세에 10~12월 3개월 연속 1만 건을 넘겼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중구와 기장군을 제외한 부산 전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면서 1월(4997건), 2월(4947건)엔 연속 5000건에 미치지 못하는 등 거래량이 반토막났다. 하지만 3월에 다시 반등해 예년 수준의 거래량을 회복했다. 부동산 시장이 규제 충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는 모습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4억 미만의 중저가 아파트 거래 비중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부산 전체 아파트 거래 중 4억 원 미만 거래 비율은 지난해 12월 이후 꾸준히 80%를 상회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86%를 기록한 후, 올 1~3월에도 81~82%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중반 60%대에 비하면 20%포인트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초에도 70%대에 그쳤다.

상대적으로 아파트 시세 변동률에 보수적인 한국부동산원의 가격 동향 조사에서 지난 1년 동안 부산지역 아파트 가격이 평균 10% 정도 뛴 것을 고려하면, 4억 원 미만의 중저가 아파트 거래 비율 증가는 더 두드러진다.

반대로 7억 원 이상 고가 아파트 거래 비율은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해 하반기엔 7억 원 이상 아파트 거래 비율이 10%를 넘겼지만, 올해는 5% 미만이다.

이는 지난해 동부산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크게 뛴 후 부산 전역의 주택 가격 키 맞추기 현상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최근 주택 거래는 중·서부산권을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활발하다. 지난해 부산에선 인구가 가장 많고 주거 선호도가 높은 해운대구가 월별 주택 거래량 1위를 줄곧 지켰지만, 지난해 12월 사하구가 처음으로 해운대구(1247건)를 제치고 1위(1803건)를 차지했다. 올해도 1, 2월엔 해운대구가 1위였지만, 3월에는 사하구가 753건의 거래량을 기록해 다시 1위에 올랐다.

중·서부산권 다른 구들의 주택 거래량 증가세도 눈에 띈다. 전월 대비 올 3월 아파트 거래 증가율은 서구(77%)가 가장 높았고, 이어 영도구(67%), 사상구(59%), 연제구(47%), 북구(45%), 동래구(42%), 사하구(37%), 강서구(37%) 등의 순이었다. 단독주택은 영도구(282%), 금정구(109%), 서구(72%), 사하구(60%), 중구(57%)가 높게 나타났다. 중·서부산권 중저가 아파트와 재개발 추진지역 단독주택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는 “동부산권 신축 아파트와 재개발·재건축 주택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 급등세를 보여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덜 오른 중·서부산권 주택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외지 투자자들의 주택 구매 건수도 영도, 사하구 등에서 크게 늘었다”면서 “조정대상지역 지정으로 다주택자는 취득세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공시가격 1억 원 미만 주택에 대한 쏠림현상도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강희경 기자 him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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