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바뀔 때마다 달라진 명장정수장 운명, 이번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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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수 전 부산시장 시절 추진됐던 명장정수장 이전안이 부산 동래구의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했다. 부산시가 박형준 시장 공약추진을 위한 세부 방안을 수립하면서 명장정수장 이전안의 타당성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수년째 선거철마다 거론됐던 명장정수장 이전안에 지역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병수 시장 시절 이전안 추진
오거돈 시장 땐 이전 대신 개량
이전사업비 용역 결과도 제각각
박형준 시장 이전 타당성 검토설


4일 국민의힘 김희곤(부산 동래구) 국회의원실은 “최근 박 시장의 공약 추진을 위한 부산시 세부 방안에 명장정수장 이전을 포함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박 시장 취임 후 지역 주요 현안을 보고받고 타당성을 검토해 세부 방안을 마련하는 작업 중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명장정수장 인근 명장동과 안락동 주민들이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명장정수장 이전계획은 서병수 전 시장 시절에 논의가 시작된 이후 ‘엿가락 용역’으로 늘 입방아에 올라왔다. 부산시는 2015년 시행한 타당성 용역에서는 ‘70년 이상 노후화된 명장정수장을 재건설하는 것보다 이전하는 방향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냈다. 이후 상수도사업본부는 2015년 수립된 2035년 수도정비 기본계획에 명장정수장 이전안을 포함했다.

하지만 오거돈 전 부산 시장 재임 기간 중 상수도사업본부의 입장은 바뀌었다. 정수장 이전은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이전안 대신 시설을 개량해야 한다고 계획을 수정한 것.

2017년 시작된 용역은 2년 뒤 ‘2014년 개량을 마친 제2정수장의 철거 당위성이 부족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2015년 보수·보강만으로 정상운영이 어렵다던 정수장은 2017년 개량하면 충분히 쓸 수 있는 정수장으로 바뀐 것이다.

이 과정에서 2015년 1500억 원 수준이면 된다던 이전 사업비는 2400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상수도사업본부 급수계획팀은 “2015년 용역에서는 막여과 공정 관련 예산이 낮게 평가된 경향이 있다”며 “전문가들의 검토 결과 기본계획 설계 과정에서 사업비를 부담하기가 쉽지 않아 가장 경제적인 개량방식이 선택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민단체 부산경남미래정책 안일규 사무처장은 “2015년 용역이 폐기수준이든지, 2017년 용역이 폐기수준이든지 둘 중 하나일 것”이라며 “용역에서 물가상승률 정도만 반영될 텐데 애초 공법을 변경하지 않은 이상 사업비가 2015년 1500억에서 2017년 2400억으로 증가하는 건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노후 정수장 때문에 수십 년째 지역 진출입로가 제한되어 왔던 명장동과 안락동 일대는 정수장 이전안이 공약 세부사항 내에 재검토될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

부산시는 일단은 명확하게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기획조정실 측은 “지역균형발전 공약을 포함해 여러 안건을 검토 중”이라고 일축했다.

명장정수장 이전을 줄곧 주장해 온 부산시의회 김문기 의원(더불어민주당·동래구3)은 “동래구도 동서간의 균형발전이 안 돼 있는 원인이 70년 이상 알박기를 하는 명장정수장 때문”이라며 “센텀 2지구 개발되면 정수장 앞이 센텀2지구로 통하는 관문이 되는 데 교통 정체가 심각해질 게 뻔한 만큼 누군가는 강력하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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