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임혜숙·노형욱 집중 타깃… 중도 낙마자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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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부처 장관 후보 인사청문회

4일 열린 해양수산부 등 5개 부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에 대한 야당의 날 선 질의가 이어졌다. 특히 부인의 도자기 밀수와 불법 판매 의혹이 제기된 박준영 해수부 장관 후보자와 가족 동반 외유성 출장 의혹 등에 휩싸인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공세가 매서웠다.

박, 부인 도자기 밀수 의혹
불법 판매 논란까지 불거져
임, NST 공모 지원 자격 시비
가족 동반 외유성 출장 의혹
노, 관사 통한 ‘관테크’ 논란

박 후보자의 경우 2018년 주영 한국대사관 공사참사관 근무를 마치고 귀국할 당시 배우자가 1000점이 넘는 도자기와 장식품을 관세 없이 들여와 일부를 불법으로 판매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커졌다.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은 박 후보자 배우자가 SNS에 올린 도자기와 샹들리에 등의 사진을 보여 주며 “난파선에서 보물 건져올린 사진인 줄 알았다”고 비꼬았다. 김 의원의 해당 물품을 실제 사용했다는 박 후보자의 답변에 “영국 거주공간이 100㎡쯤으로 알려졌는데, 궁궐에서 살았느냐”며 “더 큰 문제는 (후보자가)거짓 해명하며 뻔뻔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같은 당 이만희 의원은 “배우자가 올린 사진 중에는 티팟 테디베어라는 물품이 있는데 전 세계에 7500개만 있는 한정품으로 구하기 어렵고 가격도 비싸다”며 “후보자는 벼룩시장에서 1~3파운드만 주고 취미로 산 거라 해명했으나 전문적으로 수집하기 위해 판매장을 다녀서 사들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많은 장식품을 실제 사용했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배우자의 행위는 명백한 밀수라 할 수 있고 관세법을 어긴 것”이라며 “수사 대상”이라고 직격했다.

이와 관련, 박 후보자는 이날 답변 자료에서 배우자가 들여온 물품 수량은 티팟 50여 개, 커피잔 400여 개, 장식 접시 200여 개, 도자기 꽃 100여 개, 그릇 100여 개, 기타 장식 소품 400여 개 등 총 1250여 점이며, 개당 구매가는 1~20파운드(약 3만 원)라고 답변했다. 박 후보자는 쏟아지는 질타에 “사려 깊지 못한 처신을 사과드린다”며 거듭 고개를 숙이면서 “해당 물품에 대해서는 관세청의 의견대로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은 “관계 당국의 수사를 받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임혜숙 과기부 장관 후보는 지난해 11월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 공모 지원 당시 더불어민주당 당적을 보유하고 있어 지원 자격이 없었다는 점과 2016~2020년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총 4316만 원의 출장 경비를 지원받은 6번의 해외 출장 중 4번을 딸들과 동행해 가족 동반 외유성 출장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또 △아파트 다운계약 △위장전입 사실도 드러났다.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은 “의혹·하자 종합세트인 임 후보자를 두고 ‘여자 조국’이냐는 말까지 나온다”고 꼬집었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공무원 특별공급 제도를 통해 분양받은 세종시 아파트를 실제로 거주하지 않고 관사 등에 살다 매도, 시세 차익만 얻었다는 ‘관테크(관사 재테크)’ 논란을 두고 야당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증여세 탈루 의혹이 제기됐던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도 야당으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정치권에서는 일부 후보의 중도 낙마 가능성을 점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임기가 1년여 남은 문재인 정부의 사실상 마지막 개각임에도 재·보선 참패 직후의 인사라서 청와대도 여론의 향방에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21대 총선에서 여권이 압승한 뒤 야당의 반대에도 고위공직자 후보자 낙마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임명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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