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소확행 끝판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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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서머 레디백, 진로 스노볼, 테라 미니박스 오프너, 커피빈 폴딩 박스, 던킨 도너츠 랜턴….

한 번쯤 관심을 가져 본 이들이라면 단박에 공통점을 눈치챘을 것이다. 출시될 때마다 대란을 부르는 ‘굿즈(goods)’다.

상품, 제품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굿즈는 연예인 또는 애니메이션과 관련된 파생 상품을 일컫는다. 연예인과 관련된 포스터, 포토 카드, 북마크 등 각종 소품을 비롯해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 액세서리 등을 총망라한다. 인기 아이돌을 활용한 굿즈는 이미 산업화됐다. 핑클, 신화 등 1세대 아이돌 등장 이후 형성된 굿즈 시장은 2세대 아이돌이 등장한 2000년대 들어 본격화됐다. 이후 SM엔터테인먼트나 YG엔터테인먼트 등 거대 연예기획사는 직접 공식 쇼핑몰을 운영하며 자사 연예인들의 굿즈 상품을 판매하고 나섰다.

팬들만의 잔치로 여겨졌던 굿즈가 일반인들의 관심까지 얻은 건 스타벅스의 굿즈 마케팅이 한몫했다. 음료 17잔을 사면 행사 상품 1개를 지급하는 여름 e-프리퀀시 행사는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렸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엔 행사 상품을 얻기 위해 커피 300잔을 한꺼번에 산 뒤 상품만 챙기고 커피를 매장에 버린 일이 뉴스화됐다.

최근 들어서는 음료·제빵업계는 물론 진로, 테라 등 주류업체에서도 다양한 굿즈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어모으고 있다. 한정판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은 MZ 세대(밀레니얼+Z세대)는 밤새 줄 서서 굿즈를 얻는 과정조차 즐기면서 굿즈계의 큰손 역할을 하고 있다. 특정 세대를 중심으로 한 굿즈 대란은 중장년 세대로까지 번지면서 ‘소확행 끝판왕’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업계에선 코로나19로 더욱더 팍팍해진 현실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정판이라는 희소성이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동시에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작은 소비가 성취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스타벅스는 올해도 어김없이 e-프리퀀시 행사를 연다. 오는 11일부터 7월 12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 선보이는 굿즈는 덕후들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마음까지 설레게 한다.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조차 자유롭게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캠핑 굿즈에 관심이 가는 건, 힘겨운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고픈 마음 때문이리라. 예약제가 도입된다니, 이번엔 소확행을 누릴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윤여진 국제팀장 only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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