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컬러 영화 ‘이국정원’ 영화의전당서 라이브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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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제작된 한국 최초 컬러 영화이자 한국-홍콩 첫 번째 합작 영화 ‘이국정원’이 ‘라이브 더빙 쇼’로 부산 관객을 찾는다. 고전영화 제작 당시 ‘후시 녹음’(동시녹음 기술이 없던 시절 영상 촬영 후 대사를 따로 녹음하던 방식)하듯 영상을 틀어놓고 현장에서 연기를 선보이는 독특한 방식의 공연이다. 무성영화 시대 변사가 극장에서 연기를 펼쳐 보인 것처럼 100여 년 전 공연 방식을 2021년 공연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영화의전당은 8일 오후 2시와 오후 6시 두 차례 하늘연극장에서 공연을 선사한다. 공연은 2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토월극장에서 펼쳐졌다.


1957년작 홍콩서 발견·복원
무성영화 시절 변사 연기처럼
영상 틀어 놓고 현장에서 공연

‘이국정원’은 어릴 적 헤어진 중국인 어머니를 찾기 위해 홍콩을 방문한 한국인 작곡가 김수평(김진규)이 홍콩 미녀 가수 방음(유민)과 만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의 멜로드라마다. 하지만 이들이 실은 헤어진 남매였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을 품게 되고 비극에 빠진다.

한국과 홍콩 각본가가 참여했고, 한국 전창근 감독, 홍콩 도광계 감독, 일본 와카스기 미츠오 감독이 공동 연출을 맡으면서 1950년대 한국 영화사에서 중요한 영화로 지목돼 왔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필름을 찾을 길이 없었다.

이 영화를 제작한 홍콩 쇼브라더스의 창고에서 기적적으로 손상된 필름이 발견됐고, 2013년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어렵게 복원 작업을 마쳤다. 사운드는 아예 유실된 상태라 현장 공연과 결합한 형식으로 ‘이국정원’을 선보이기로 했다. 다행히 대본을 발견해 배우들의 대사부터 OST, 각종 효과음도 모두 현장에서 선보인다.

‘이국정원’ 라이브 더빙 쇼 연출은 ‘러브픽션’(2012), ‘버티고’(2019)의 전계수 감독이 맡았다. 전 감독이 작사하고, 김동기 음악감독이 작곡을 맡아 고전영화에 현대적 감성을 더한 새로운 OST가 탄생했다. 원곡 OST ‘내 마음의 태양’을 비롯해 전체 음악이 어떤 곡이었는지 알 수 없지만, 공연에 참여한 아티스트의 상상력으로 모두 새롭게 창작했다는 점도 공연을 즐기는 포인트다.

폴리(Foley·효과음 녹음) 아티스트 박영수가 현장에서 영화 속 각종 소리를 다양한 도구를 이용해 표현한다. 박시원, 이수안, 서현우, 김기창 등 실력파 뮤지컬 배우가 출연해 영화 속 대사를 후시 녹음하듯 연기하고, 노래한다.

재즈계에서 인정받는 연주자로 꼽히는 콘트라베이스 황인규, 피아노 박영기, 드럼 최요셉, 바이올린 송정민, 아코디언 정태호, 기타 김동기가 라이브 반주를 선보여 보다 풍성한 사운드로 관객과 만난다. ▶라이브 더빙 쇼 ‘이국정원’=8일 오후 2·6시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 전석 3만 원(만 50세 이상 본인 한정 50% 할인). 문의 051-780-6060. 조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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