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에 기둥 세우는 셈”… 요트계, 청사포 풍력단지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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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요트협회 “경기 수역 겹쳐”

부산 요트계가 ‘청사포 해상 풍력발전단지 사업(부산일보 4월 29일 자 10면 보도)’ 추진에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사업 예정지와 국제요트대회 경기 수역이 겹친다는 이유에서다. 요트계는 “A매치 축구장에 기둥을 세우는 격”이라며 풍력발전단지 건립을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부산요트협회와 한국외양요트협회는 청사포 해상풍력발전단지 사업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달 부산시와 해운대구청에 각각 보냈다고 3일 밝혔다. 두 협회는 “풍력발전기가 들어서면 향후 국내외 요트대회 개최와 경기 운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청사포 해상은 (주)지윈드스카이가 올해부터 풍력발전 터빈 9기 설치를 추진하는 곳으로 주민들은 안전성 문제 등으로 사업을 반대하고 있다.

두 협회는 국제대회에서 레이저 종목 경기 등이 이뤄지는 ‘찰리’ 수역이 풍력발전단지 예정지와 겹친다고 지적한다. 찰리 수역은 중심 위치가 청사포 해안에서 약 4.75km 떨어진 곳으로, 반경 2마일(3.2km) 이상 원에서 경기가 진행된다. 현재 추진 중인 터빈 9기는 청사포 해안부터 최소 1.2km, 평균 1.5km 거리에 세워질 계획이다.

조만석 한국외양요트협회 회장은 “요트 경기는 기준점을 정해놓고 수역을 도는 방식인데 바람 상황에 따라 경기장이 넓어진다”며 “풍력발전단지 예정지와 경기 수역이 충분히 겹친다”고 주장했다.

부산이 향후 국제대회 등을 개최하는데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정철 부산요트협회 수석부회장은 “A매치가 열리는 축구장에 기둥을 세우는 것과 같은 격”이라며 “다대포는 개인 종목만 가능할 뿐 여러 종목 경기가 열리는 국제대회는 청사포에서만 가능하다”고 반대했다.

부산시와 해운대구청은 요트협회 의견을 반영해 대처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해양레저과 관계자는 “대회 수역을 이동시키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파악됐다”며 “향후 요트협회 의견도 반영한 부산시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운대구청은 “요트협회 등 수면을 공유하는 관계자들 동의를 구해야 사업을 허가할 수 있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주)지윈드스카이 측은 “실시 설계 과정에서 요트협회 등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고 의견을 반영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이우영 기자 verd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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