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맞을 거 검증된 백신 먼저 맞자” 몸값 오른 AZ 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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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공급 불안정(부산일보 4월 30일 자 1면 보도)사태 여파로 사회필수인력 중 부작용 논란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백신 접종 자체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에 ‘차라리 먼저 맞겠다’는 인식이 퍼진 것으로 보인다.

3일 부산시 코로나19 예방접종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부산 경찰·소방 등 사회필수인력 1만 3400명 중 1만 1132명(84.5%)이 백신 접종 사전예약을 마쳤다. 사회필수인력들의 접종 사전예약은 지난달 19일부터 29일까지 이뤄졌다.

부산 경찰·소방 등 사회필수인력
부작용 논란에 초반 예약 저조
중국 시노백 비하면 검증된 백신
수급 불안 겹쳐 84.5% 접종 예약


이는 예약 접수 초반에 비해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예약 초기 사회필수인력들의 예약률은 저조했다. 예약이 시작된 지난달 19일부터 22일까지 예약률은 43.6%로 50%를 밑돌았다. 정부가 4월 말까지 300만 명 접종 목표 달성을 위해서 화이자 등 백신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검증 안된 백신이 들어올 수 있다는 불안감이 접종 대상자들 사이에서 퍼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AZ 백신에 대한 인식은 점점 개선되기 시작했다. 특히 정부가 중국의 시노백과 러시아의 스푸트니크 백신 등을 도입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들 백신보다는 AZ 백신이 오히려 안전하다는 여론이 생겼다. 현장에서는 사회필수인력 등이 1차 예약 기간에 백신을 맞지 않으면 11월 이후에나 접종 기회가 돌아온다는 것도 막판 예약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달 30일 AZ 백신을 맞은 부산경찰청 소속 권 모(54) 경감은 “AZ 백신 이상 반응 사례를 보면서 꺼림칙했지만, 중국과 러시아 백신 도입 검토 뉴스를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며 “이번 접종 기회를 놓치면 안전성을 확신할 수 없는 백신을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장 모(33) 경장도 접종 예약 마지막 날인 29일이 되어서야 예약을 했다. 장 씨는 “어차피 맞을 거라면 지금 검증된 백신이 더 나을 것 같아 결심했다”고 말했다.

3일 부산시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1차 접종대상인 사회필수인력·보건의료인·만성신장질환자 2만 2000명 중 1만 6720명(76%)이 접종을 완료했다. 부산시 예방접종추진단 허점숙 대상자관리팀장은 “예약 초기에는 부작용 논란 등으로 예약을 꺼리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후반으로 들어오면서 확실히 접종을 먼저 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인식이 퍼진 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부산에서는 신규 확진자 19명이 추가돼 코로나19 누적 환자는 5137명이 되었다. 확진자 중에는 서구청과 동구청 공무원 1명과 2명이 각각 포함돼 있다. 백신 접종 뒤 숨진 사례도 추가됐다. 부산시는 지난달 29일 AZ 백신을 맞은 50대 백신 접종자가 사흘 만인 1일 숨졌다고 이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4일 AZ 백신을 맞은 50대도 1일 숨져 방역 당국이 백신과의 연관성을 조사 중이다.

경남에선 34명(사천 13명, 진주 7명, 양산 5명, 창원·김해 각각 3명, 거창 2명, 밀양 1명), 울산에선 15명이 추가 확진됐다. 변은샘·김백상·김길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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