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합니다, 국경 넘고 틀을 깨는 아웃사이더 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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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넘어선 사고, 틀을 깨는 사고, 표현하는 사고’.

문화예술기획사 워킹하우스뉴욕(Walking House NEWYORK)의 모토이다. 워킹하우스뉴욕의 강자은(수이 강) 대표는 ‘걸어다니는 예술의 집’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했다. 워킹하우스뉴욕 전시공간은 부산 수영구 망미동 엘올리브 옆 건물 1·2층에 자리잡고 있다. 현재 이곳에서 진행 중인 기획전 ‘아웃사이더(OUTSIDER)X인사이더(INSIDER)’는 워킹하우스뉴욕의 지향점을 가장 잘 대변하는 전시이다.

강자은 워킹하우스뉴욕 대표
아웃사이더×인사이더 기획전

‘아웃사이더X인사이더’에서는 아웃사이더 아트를 보여준다. 아웃사이더 아트는 정식으로 미술 교육을 받지 않은 이들의 예술 창작 활동을 말한다. 강 대표는 “유럽에서 시작된 개념으로, 프랑스 화가 장 뒤뷔페가 2차대전 후 독일의 정신병원에서 환자들이 그린 작품을 보고 충격을 받은 것에서 시작됐다”라고 소개했다. 정제되지 않고 투박하지만, 천재성과 창작열이 넘치는 미술을 뒤뷔페는 ‘아르 브뤼(Art Brut)’라 불렀다. 브뤼는 프랑스어로 ‘가공하지 않은’을 뜻한다.

아르 브뤼는 미국으로 건너가며 장애인, 수감자 예술까지 폭을 넓혔다. 강 대표는 “아웃사이더 아트는 큐비즘, 인상주의처럼 화폭 스타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예술가가 가진 특별한 정신 능력으로 인해 사회에서 비주류로 살아가야 했던 그들의 삶에 주목하는 의미가 더 크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아웃사이더 아트의 거장 마틴 라미레즈를 예로 들었다. 멕시코 이민자인 라미레즈는 정신분열증으로 병원에 입원한 뒤 폐지를 감자 반죽으로 붙여서 캔버스를 만들었다. 그 위에 성냥으로 녹인 크레용을 성냥개비로 찍어서 그림을 그려냈다. 이후 라미레즈는 그의 그림이 미국 우표 디자인에 들어갈 정도로 아티스트로서 인정받게 된다.

아웃사이더 아트는 미국·유럽·일본에서 전문 갤러리나 컬렉터가 있을 정도로 자리를 잡았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생소한 개념이다. 강 대표는 지난해 9월 워킹하우스뉴욕 개관전으로 조지 와이드너 전시를 여는 등 국내에 아웃사이더 아트를 소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수학 패턴을 그림으로 풀어내는 와이드너는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아티스트로 유명하다.

강 대표는 홍익대 미대 출신이다. 영국에서 문화예술경영을 공부한 뒤 미국으로 가 아웃사이더 아트를 다루는 뉴욕 리코마레스카 갤러리에서 일했다. “그곳에서 갤러리와 미술치료센터가 협업해 작가를 발굴하고, 아웃사이드 아트를 예술로 인정하고 즐기는 문화를 지켜봤어요. 국내에 아웃사이더 아트를 알리기 위해 1년에 2회 정도는 관련 전시를 열 계획입니다.”

강 대표는 ‘아웃사이더X인사이더’ 전시를 (재)유엔평화국제교류기구 기금 마련 전시로 진행하고 있다. 조지 와이드너, 도널드 미첼, 켄 그라임스, 윌리엄 빌 올렉사, 에디 아닝, 도이 히로유키의 작품 150여 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 수익금은 에티오피아에 있는 한국학교 등을 지원하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이달 중순 부산 전시를 마치면 서울 전시도 준비 중이다.

강 대표는 아웃사이더 아트는 문화적 다양성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했다. “위대한 예술가 중에도 아웃사이더로 시작한 사람이 많아요. 누군가 예술가로 인정해주는 순간 인사이더가 됩니다. 앞으로 한국의 아웃사이더 아티스트를 발굴해서 해외에 소개하는 일도 해보고 싶어요.” ▶‘아웃사이더X인사이더’=16일까지 워킹하우스뉴욕. 051-759-8186.

오금아 기자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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