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화 정신은 여전히 살아 있다” 보안법 시행 후 첫 ‘톈안먼 시위’ 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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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련회 ‘수치의 기둥’ 청소 행사


홍콩에서 지난해 6월30일 홍콩 국가보안법(이하 홍콩보안법)이 시행된 이후 처음으로 6·4 톈안먼 민주화 시위 관련 추모 행사가 열렸다.

3일 홍콩01 등 홍콩매체에 따르면, 전날 홍콩대에서는 ‘수치의 기둥(Pillar of Shame)’을 청소하는 연례 행사가 열렸다. 수치의 기둥은 1989년 중국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추모하는 조각상으로, 1997년 홍콩대 총학생회가 홍콩대 안에 세웠다. 매년 톈안먼 시위 추모 집회를 주최해온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이하 지련회)가 이 행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올해는 지련회 리척얀 주석이 2019년 두 차례에 걸친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최근 징역 14개월을 선고받으면서 같은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앨버트 호 부주석이 행사를 이끌었다. 홍콩 제1야당인 민주당의 주석을 지내기도 한 앨버트 호는 “조각상 청소 행사는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며 “홍콩이 여전히 살아있는지 아니면 이미 죽었는지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묵념을 한 뒤 “일동 독재 종식”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하지만 이번 행사가 내년에도 열릴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지난달 30일 홍콩대가 총학생회의 정치화를 언급하며 홍콩보안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관계를 끊겠다고 밝힌 지 불과 이틀 후 행사가 열렸기 때문이다. 홍콩01은 “홍콩대 총학생회가 세운 수치의 기둥의 캠퍼스 내 존치 여부 역시 불확실해졌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번 청소 행사는 삼엄한 경비 속에서 진행됐다”고 밝혔다.

지련회가 매년 6월 4일 빅토리아 파크에서 주최해온 톈안먼 시위 추모 집회는 올해도 불허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27일 홍콩 정부는 지련회의 빅토리아 파크 집회 허가 신청에 대해 코로나19를 이유로 심사를 보류했다.

홍콩 정부는 지난해 코로나19를 이유로 톈안먼 민주화 시위 추모 집회를 31년 만에 처음으로 불허했지만 시민 수천명이 당일 빅토리아 공원에 모여 추모 집회를 열었다. 윤여진 기자·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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