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美·中이 나서 미얀마 사태 해결을”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이 미얀마 사태 해결을 위해 미국, 중국과 조기 외교장관 회담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24일 미얀마 군부 수장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특별정상회담에서 ‘즉각 폭력 중단’ 등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음에도 미얀마 군부의 유혈 진압이 계속되면서 합의 이행에 국제사회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서 ‘폭력 중단’ 합의한
미얀마 군부 ‘유혈 진압’ 계속
아세안 “국제사회 지원 필요”
미·중 조기 외교장관회담 추진

3일 아세안 외교가에 따르면, 아세안은 매년 하반기에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중국, 미국과 외교장관회의를 가진다.

올해는 8월 초 제54회 아세안 외교장관회의가 예정돼 있는데, 미얀마 사태 논의를 위해 미·중과 조기 회담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닛케이아시아는 “중국과 회담 준비가 진척돼 조만간 만날 수 있을 것이지만, 미국과는 회담 형식 등을 두고 여전히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아세안 한국대표부는 “중국은 중-아세안 수교 30주년이라서 이미 외교장관회의를 요청했고, 미국도 바이든 정부 출범 후 아세안에 별도로 외교장관 회의를 하겠다고 요청한 상태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아세안은 ‘내정 불간섭’ 원칙에도 미얀마 사태 해법을 찾기 위해 지난달 2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아세안 사무국 청사에서 특별정상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서방 국가들은 아세안이 미얀마의 회원국 지위 정지와 대미얀마 투자 중단 등 강경책을 내놓길 원했지만, 아세안은 ‘대화 중재자’로서 미얀마 문제를 풀어나가기로 정했다.

하지만 합의문 발표 후 미얀마에서는 유혈진압이 멈추지 않고 있고, 시위대에 대한 구금과 고문도 이어지는 실정이다. 실제로 이날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전날에만 최소 6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돼 2월1일 쿠데타 이후 누적 사망자가 765명에 달했다. 현지 매체에서는 전날 사망자가 8명이라는 보도도 나온다. 어떤 경우라도 아세안 합의 이후 일일 사망자 수가 가장 많다. 24일 아세안 합의 다음 날부터는 최소 15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국제사회에서는 아세안의 활동을 지지하면서도 합의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등 후속 조치 부재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톰 앤드루스 유엔 미얀마 인권특별보고관은 지난 1일 트위터를 통해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자신의 실체가 아닌 합법적인 지도자로 보이려고 시도했다”며 그가 아세안 정상회의를 선전 도구로 악용했다고 비판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케네스 로스 사무총장은 SNS에 “아세안은 무엇을 할 것인가. 더 수수방관할 것인가”라며 아세안 차원의 행동을 촉구했다.

현지 인권활동가인 띤자 ??레이 이는 트위터에 “전날에도 살인은 계속됐다”며 “5개 항에 성공적으로 합의했다고 선언한 아세안 정상들이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우리에게 알려달라”고 지적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일부연합뉴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