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국민의힘 모처럼 결속, 11년 만에 원내대표 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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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울산) 의원이 압도적인 표 차이로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부산·울산·경남(PK) 출신이 보수 정당 원내대표에 선출된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11년 만이다. ‘모래알 집단’이란 비판을 받아 온 국민의힘 PK 정치권이 모처럼 결속력을 과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달 30일 실시된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은 김기현-권성동 양강 구도로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두 사람이 가장 적극적이고 오랫동안 원내대표 선거를 준비해 온 데다 영남(김기현)과 비영남(권성동)을 대표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탈당파(권성동·유의동)와 비탈당파(김기현·김태흠) 간 대결이 될 것이란 주장도 많았다. 심지어 결선 투표에서 유 의원 지지자들이 권 의원을 밀어줄 것이란 소문도 나돌았다.

울산 지역구 4선 김기현 의원
김무성 이후 첫 원내 지도부 입성
부울경 현안 해결 청신호 기대
당대표 선거는 PK 불이익 우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전혀 달랐다. 권성동(20표) 의원이 1차 투표에서 3위에 머물렀고, 결선에는 비탈당파 두 사람만 진출했다.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유의동(17표) 의원도 1차에서 탈락했다. 결선에서 김기현(66표) 의원이 김태흠(34표) 의원을 크게 이겼다.

김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당 운영 과정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대여 협상에 주도권을 쥘 것으로 보인다. 그가 취임 일성으로 “법사위원장 등 민주당이 장악한 상임위원장을 돌려주지 않으면 범법자의 지위에 있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이나, 문재인 대통령의 오찬 제의를 “아무 내용도 없이 밥만 먹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사실상 거부한 것도 강도 높은 대여 투쟁을 예고한 것이란 분석이다. 그는 당 안팎 일각에서 제기되는 ‘도로 영남당’이란 주장에 대해서도 “여당이 씌우는 정략적 프레임”이라거나 “터무니없는 억지”라고 반발하며 “민주당이 호남 출신을 당 대표로 뽑으면 호남당이라고 할 건가”라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무엇보다 이번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서 저력을 과시한 PK 정치권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 많다. 국민의힘 소속 PK 국회의원은 모두 33명으로 전체 당 소속 지역구 의원(82명)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하지만 2010년 김무성 당시 의원이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에 선출된 이후 한번도 PK 출신이 원내 지도부를 차지한 적이 없다. 그 사이 PK보다 훨씬 의원 수가 적은 서울·인천·경기(7명)와 대구·경북(4명), 충청(3명) 지역에서 대부분 원내대표를 차지했다. 김 원내대표는 부산동고 출신으로 울산시장을 지낸 4선 중진이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김 원내대표를 적극적으로 도왔던 박성민(초선) 의원은 “이번에 PK 의원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도 선거 과정에서 “부울경 의원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며 “당선되면 결코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내년도 국비 확보를 포함한 부울경 주요 현안 해결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주장이 많다.

하지만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로 예정된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선 PK 출신들이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PK 출신으로 조경태 윤영석 조해진 의원이 당 대표 선거에 도전장을 냈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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