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쏠림’ 견제한 민주당, 변화·혁신 드라이브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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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으로부터 당기를 받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더불어민주당은 2일 임시 전당대회에서 차기 정권 재창출 준비를 맡을 당대표에 5선의 송영길 의원을 선택했다. 소위 ‘친문(친문재인) 쏠림’에 대한 견제와 균형을 원하는 당심이 다수였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원내대표로 친문 핵심인 윤호중 의원이 선출된 것도 대표 경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남 고흥 출신으로 가덕신공항 지원사격을 통해 부산·울산·경남 지지를 얻는 등 3번의 당대표 선거에 나서며 전국적인 조직세를 구축한 것도 승리 요인으로 꼽힌다.

송 신임 대표는 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전국대의원대회 당 대표 경선에서 35.60%를 득표하며 2위인 홍영표(35.01%) 후보에게 신승을 거뒀다. 우원식 후보는 29.38%로 3위를 했다. 이번 경선은 대의원(45%)·권리당원(40%) 투표와 국민(10%)·일반 당원(5%) 여론조사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송 대표는 대의원(34.97%), 권리당원(35.95%), 국민(34.70%), 일반 당원(40.83%)에서 고른 지지를 받았지만, 대의원·권리당원 투표에서 친문 핵심인 홍 후보와 박빙 대결을 벌였다. 대의원에서는 송 대표(34.97%)가 홍 후보(33.47%)를 근소하게 앞섰으나 권리당원에서는 홍 후보(36.62%)가 송 대표(35.95%)보다 득표율이 높았다.

내년 대선 이끌 지도부 수장
계파색 옅은 송영길 대표 선택
LTV 등 부동산 정책 규제 완화
스푸트니크 백신 확보 관심
최고위원 5인은 친문계 일색

이번 전당대회는 내년 3월 대선 승리를 이끌 차기 지도부를 뽑는 의미와 함께 지난 4·7 재보궐선거 참패 후 ‘쇄신’과 ‘안정’ 사이에서 민주당의 선택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평가됐는데 일단 계파색이 옅은 송 대표가 운전대를 잡으면서 향후 당 운영은 변화와 혁신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4·7 재보선 참패 수습과 당의 쇄신, 나아가 정권 재창출을 도모하기 위해선 친문 색깔이 덜한 인사를 간판으로 내세워야 한다는 다수 당원의 뜻이 투영된 결과로 읽힌다.

다만 김용민·강병원·백혜련·김영배·전혜숙 의원 등 이날 선출된 최고위원 5인 모두가 친문계 일색이라는 점에서 이전 지도부와 쇄신 강도나 방향의 차별화를 보여주는 것이 송 대표의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송 대표는 그동안 민주당이 고수해온 부동산 정책에 상당한 변화를 시도할 것으로 점쳐진다. 대표적으로 LTV(주택담보대출 비율) 대폭 완화가 유력하다. 송 대표는 무주택자와 청년층, 신혼부부 등 생애 첫 주택구매자를 대상으로 LTV 기준을 최대 80%까지 상향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코로나19 백신을 놓고도 러시아 스푸트니크 백신 확보를 언급했던 송 대표가 이를 실현할지도 관심사다.

송 대표는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변화를 바라며 투표에 참여해준 모든 분의 여망을 깊게 새기겠다”며 “지금은 승리를 향한 변화를 위해 주저 없이 전진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민주당의 이번 전대에서는 강성 친문인 김용민 강병원 김영배 의원이 모두 지도부 입성에 성공해 여권 내 친문 진영의 위력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성 후보는 득표와 상관없이 최고위에 1명 들어갈 수 있지만, 백혜련·전혜숙 최고위원 모두 자력으로 지도부 진출에 성공했다. 황명선 논산시장과 호남 지역구를 둔 서삼석(재선) 의원은 경선에서 아쉽게 고배를 들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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