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당 새 지도부, 개혁과 혁신의 초심으로 돌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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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새 지도부가 꾸려졌다. 2일 서울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치러진 전당대회에서 5선의 송영길 의원이 당대표로, 김용민·강병원·백혜련·김영배·전혜숙 등 5명이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것이다. 이로써 지난 4·7 재·보선에서 국민의힘에 참패한 민주당은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위한 전열을 새롭게 추스를 수 있게 됐다. 민주당이 ‘송영길 체제’로 새롭게 출범하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계파적 색채가 상대적으로 옅은 것으로 평가받는 송 대표의 당선으로 민주당이 당내 ‘친문 세력’의 독주에 맞서 견제와 균형의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민주당 쇄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대목이다.

송영길 의원 민주당 새 대표로 선출
자기반성 통해 달라진 모습 보여야

민주당의 이번 전당대회는 지난 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이전 지도부가 총사퇴한 데 따른 것이었다. 그런 만큼 선거 기간 내내 최대 화두는 민주당의 쇄신과 개혁이었다. 송 대표 역시 전당대회 기간 내내 민주당의 위기와 변화를 강조하며 ‘유능한 개혁’을 추진할 것임을 다짐했다. 사실 지난 재·보선에서 보인 민심은 개혁 의지를 잃은 듯한 민주당에 대한 실망과 질책으로 요약할 수 있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180석을 확보함으로써 ‘헌법 개정 빼고는 모든 입법을 할 수 있다’는 거대 여당이 됐지만, 국민이 요구한 개혁을 과감히 추진하지 못하고 오히려 야권에 끌려다니며 지리멸렬한 모습만 보여 줬다.

검찰개혁과 사법개혁 등에 대한 소리만 요란했지 성과는 더뎠고, 그러는 사이 한계에 내몰린 국민의 절박한 삶마저 제대로 돌아보지 못했다. 여당으로서 유례가 드물 정도로 막강한 힘을 갖고서도 개혁과 민생, 양쪽에서 모두 별다른 성과를 보여 주지 못했던 것이다. 특히 지방으로선 생존의 문제로 여겨지는 지역균형발전과 자치분권 부문에서 민주당이 보여 준 행태는 몹시도 실망스럽다. 균형발전과 관련해선 당 차원의 특위를 선보이기는 했으나 뚜렷한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고, 문재인 정부와 함께 국정 과제로 제시했던 중앙권한의 지방 이양 등 자치분권의 제도적 기반도 아직은 미흡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새 지도부 출범과 함께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져야 한다. 본래의 가치와 원칙을 잃어버리고 퇴행하는 집권 여당의 위상은 국민에게도 큰 불행이다. 내년 대선 등 당 차원의 중대한 정치 일정을 앞두고 있지만, 국민의 대의기관으로서 고유의 입법 임무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송 대표는 이번 당대표 선거를 위한 정견 발표에서 “처절한 자기반성을 통한 개혁과 혁신만이 민주당을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바른 진단이요 처방이라 하겠다. 지난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민주당은 ‘조국 사태’ 등 불리한 여건에서도 압승한 바 있다. 민주당이 내걸었던 적폐 청산 약속을 국민이 신뢰한 덕분이었다. 민주당은 그때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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