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회사 동일이 10년 뒤 투자회사가 될 수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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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수 동일스위트 대표

“10년 뒤 동일은 건설 회사가 아니라 투자회사가 되어있을지도 모릅니다.”

동일스위트 김은수(52) 대표이사는 동일스위트의 모회사인 부산지역 향토 중견 건설업체 (주)동일의 미래를 이렇게 내다봤다.

김 대표는 1994년 대우 건설에 입사해, 1997년 아버지 김종각 회장이 창업한 동일에서 대리로 시작했다. 김 대표는 2000년부터 경영 일선에 나섰는데 동일은 2017년 매출 1조 원을 달성하는 눈부신 성장을 이룩했다. 2004년 동일과 관계사를 합한 매출이 2000억 원인 걸 감안할 때 5배가 성장한 셈이다.

김종각 회장 아들로 2000년부터 경영
최근 수도권·중부권 분양 ‘완판 행진’
바이오기업 투자 성과 올려 변신 준비

김 대표는 이 같은 성장의 배경을 이룬 경영 철학으로 ‘불경기 때 시작하고 호경기 때 쉬자’는 역발상을 꼽았다. 김 대표는 “경쟁이 줄어드는 불경기 때는 저렴하게 용지 확보가 가능해 오히려 사업 여건이 좋다”며 “호경기에는 아파트나 주변 땅값이 올라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신규 사업을 줄이는 방향의 전략을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입사 후 사업부지 매입을 전담하면서 수도권으로 눈을 돌려 1997년 경기도 용인부지 매입을 시작으로 서울 방화동과 삼성동에 성공적으로 분양했다. 김 대표의 역발상 전략이 맞아떨어진 대표적인 곳이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의 동일 스위트리버다. 김 대표는 이곳이 경기도보다 무조건 오른다는 확신에 과감하게 부지를 매입했다. 과감한 투자 이후 2009년 준공 1년을 남겨두고 분양가의 30%가 프리미엄이 붙을 정도로 가격이 상승했다. 이후 금융위기로 특히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자 서울 삼성역 인근 대치동 업무용시설 부지를 매입해 또 큰 성공을 거뒀다.

이는 동일의 서울 진출 출발점이자, 부산 기반 건설업체가 수도권 분양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계기가 됐다. 최근 몇 년간 동일스위트는 수도권·중부권에서 분양하는 단지마다 이른바 ‘완판 행진’을 기록하는 저력을 보인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김 대표는 “부산에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하다 한계점에 이른 것 같아 최근 3~4년간 공급을 안 했다”며 “그 사이에 부산 지역도 크게 상승해 진작에 투자를 늘렸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 부산 사하구 장림동에 500세대 분양을 앞둔 김 대표는 오랜만의 분양 소식을 전하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건설업에만 매진하던 동일에게 새로운 소식이 들려온다. 김 대표는 동일을 투자회사로 변모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실제 동일은 몇 년 전 한 바이오 기업에 과감히 투자했고 최근 괜찮은 성과를 올렸다. 일반 투자자로 유일하게 참여해 이룬 이번 성과에서 김 대표는 투자회사로의 변신 가능성을 확인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 동일은 여러 가지 분야의 전망을 보고 투자회사로 가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며 “10년 후에는 건설회사가 아닌 투자회사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이상윤 선임기자·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suvel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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