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입은 부산항 북항, 사무실서 크레인 조종 ‘척척’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LG유플러스는 부산항 북항에 스마트 항만 구축을 위한 5G 네트워크를 도입해 하역장비, 물류창고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예정이다. 북항에서 5G로 원격으로 컨테이너크레인을 제어하는 관제실 모습. LG유플러스 제공

부산항 북항이 5G 기술을 이용한 ‘스마트 항만’으로 변신하고 있다. ‘초저지연’이 강점인 5G망을 이용해 컨테이너를 원격으로 옮기는 기술 등을 적용하면서다. 부산항 신항에 비해 자동화에서 열세였던 북항도 5G의 힘을 빌려 스마트 항만 구축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29일 부산 신감만부두에서 5G 통신망을 이용한 컨테이너 크레인 원격 제어 기술 시연 행사를 진행했다. 2019년부터 개발이 시작된 원격 제어 기술은 5G 통신망의 ‘저지연 영상전송 솔루션’을 통해 크레인을 원격으로 제어하는 기술이다.

LGU+, 신감만부두서 시연행사
고용량 영상 최대 압축 시간 최소화
데이터 중앙 전송 않고 현장서 처리
4명 할 일 1명이 사무실서 가능
자동화로 스마트 항만 구축 앞당겨


컨테이너 원격, 자동 하역은 이미 부산항 신항 등에서 일부 사용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의 설명에 따르면 레일형 컨테이너크레인(RMGC)을 사용하는 신항은 광케이블을 이용해 원격, 자동으로 컨테이너를 옮기는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레일이 없는 북항의 경우 타이어형 컨테이너크레인(RTGC)을 사용하고 있어 유선 통신망 구축이 어렵고 자동화에도 한계가 있었다.

LG유플러스가 이번에 신감만 부두에서 실증 시연에 성공한 5G 저지연 영상전송 솔루션은 고용량 영상을 최대한 압축시켜 지연시간을 최소화한다. LTE에 비해 영상전송 시간이 84%가량 단축된다. 실제 시연에서도 LTE 방식 영상 전송에 비해 확연히 다른 지연시간을 확인할 수 있었다.

LG유플러스는 “5G 기반으로 원격제어하는 크레인은 항만 작업환경을 크게 개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5m 상공의 크레인에서 하루 종일 작업자가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작업하던 방식 대신 원격 제어를 사용하면 사무실에서 모니터를 보고 일할 수 있다. 자동화 기능 덕분에 조종사 1명이 3~4대의 크레인을 제어할 수 있어 생산성도 40% 이상 높아진다는 게 LG유플러스의 설명이다.

5G를 이용한 원격 조종 기술은 항만은 물론 물류창고, 건설현장 등 방대한 산업분야로 확대될 수 있어 통신 3사가 경쟁적으로 뛰어든 분야다. LG유플러스는 특히 스마트 항만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신감만부두 원격 조종 기술 적용도 LG유플러스가 먼저 제안했다. LG유플러스는 정부의 5G 모바일에지컴퓨팅(MEC) 융합서비스 사업자 선정에서도 스마트 항만 분야 사업자로 선정됐다. MEC는 통신망의 데이터를 중앙(서울)까지 전송하지 않고 서비스 현장(부산)에서 처리하는 기술을 말한다. LG유플러스는 스마트 항만 사업에서도 MEC를 구축할 예정이다.

5G가 만드는 ‘스마트 환경’과 관련해선 ‘자동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5G 원격제어 크레인도 도입되면 한 사람이 네 사람 몫을 하게 된다. 3명은 직무 전환을 하거나 최악의 경우 일자리를 잃게 된다. 그러나 노동계의 반응은 의외로 긍정적이었다. 부산항운노조 측은 “스마트 항만으로의 전환은 거수를 수 없는 추세이기 때문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항운노조 측은 “다만 고용 유지와 직무 전환을 위한 재교육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직무전환을 위한 시간은 충분해 보인다. 북항의 스마트 항만 구축이 아직 시작단계여서다. 신감만부두를 운영하는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 측은 “5G 원격 조종 시스템은 19대 야드크레인 가운데 1대에 시범적으로 구축한 상태로 1개 블록 운영을 위한 나머지 1개 크레인의 시스템 구축도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면서 “생산성 향상 여부도 실제 운영을 해봐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확대 적용 여부나 시기 등은 확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