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개발 위주 도시관 벗어나 역사성 보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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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미래혁신위 초청 대담회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구시대적이고 획일적인 개발 위주의 도시관에서 벗어나 도시의 역사성을 보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 전 교수는 29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열린 부산미래혁신위원회의 초청 대담회에 나와 김민수 경성대 도시공학과 교수와 ‘진중권이 묻고 부산이 답한다’를 주제로 부산의 과거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진 전 교수는 “보수 정당 출신 시장들의 도시 공학적 관점은 대체로 구시대적이고 획일적”이라며 “새로운 것이 좋은 것이라는 도시관으로 인해 도시의 역사성이 사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진 전 교수는 서울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예로 들며 “DDP 자체는 훌륭한 건물이지만, 이를 짓기 위해 동대문야구장을 없애 버렸다”며 “DDP는 언제라도 지을 수 있는 건물인데 서울 시민의 기억 저장소라고 할 수 있는 자산을 영원히 삭제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홍대 거리에 몰려드는 외국인들은 커다란 건물을 보러 가는 게 아니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라고 덧붙였다.

이에 김 교수는 “‘크고 강한 부산’이 도시 슬로건으로 내걸렸을 정도로 부산 역시 ‘새것’과 ‘큰 것’이 훌륭하다는 인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며 “1960~70년대 내가 살아왔던 과거가 별다른 이유 없이 무너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관광객만을 맹목적으로 바라보는 도시관도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랜드마크를 만들어 치적으로 삼고, 관광객 수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민간의 욕망과 이에 영합하는 정치인의 악순환 구조를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안준영 기자 j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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