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사저가 뭐기에…’ 플래카드로 갈라진 양산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에 건립 중인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를 놓고 뒤늦게 찬반 플래카드 여론전이 확산되고 있다. 하북지역 사회단체들이 문 대통령 사저 건립을 반대하는 플래카드 수십 장을 내걸자, 사저 건립을 환영하는 단체와 주민들이 플래카드로 맞불을 놓았다.


文, 사저 예정마을과 살던 마을
반대·찬성 현수막으로 ‘맞불’
“주민일상 파괴” “돌아오세요”
29일 반대단체 대책위 구성
양산시·청와대 협의 여부 주목

■사저 건립 뒤늦게 찬반 여론전 왜?

하북면 이장단협의회 등 17개 단체가 지난 21·22일 평산마을에 건립 중인 대통령 사저를 반대하는 플래카드 40여 장을 내걸면서 첫 포문을 열었다. 이들 단체는 2일과 12일 두 차례 회의를 갖고 사저 건립을 반대하기로 했다. 이들은 평산마을에 문 대통령 사저가 건립되면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김해 봉하마을처럼 방문객 급증으로 주민 불편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청와대는 물론 양산시에서 1년이 다 되도록 주민들과 소통하지 않았다는 데 대해 반발했다. 또 청와대 경호처가 지난 8일 경호동 공사와 관련해 주민설명회를 열면서 코로나19를 이유로 인근 다른 마을 주민들을 배제하고 평산마을 주민 10여 명만 참석시킨 것도 반발을 키우는 데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들 단체가 내건 플래카드 일부를 불법 플래카드로 보고 양산시가 철거한 데 이어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사람이 플래카드 20여 장을 무단 철거하면서 지난 23일 양산시장과의 간담회마저 파행을 겪었다. 청와대도 하북지역 사회단체들이 사저 건립을 반대하고 나서자, 23일부터 사저 공사를 중단한 상태다.

하북지역 사회단체의 사저 건립 반대에 이어 사저 공사마저 중단되자, 이번엔 문 대통령의 현재 사저가 위치한 덕계동 매곡마을에서 주민 일동 명의의 ‘가던 발길 돌리시고, 매곡마을로 돌아오라’는 내용을 담은 플래카드 18장이 내걸렸다. 또 평산마을에서도 28일과 29일 이틀 동안 매곡마을에 내걸린 내용과 비슷한 플래카드 20여 장이 달빛환영회 명의로 설치되는 등 사저 건립 반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플래카드 여론전에 나서는 모양새다.

한편 반대 플래카드를 내건 하북지역 한 단체 관계자는 달빛환영회 명의의 플래카드에 대해 “달빛환영회라는 단체는 하북지역에 있는 단체가 아닌 외부 단체”라고 주장했다. 이에 달빛환영회 측은 “달빛환영회는 양산으로 돌아오는 대통령 내외분을 환영하는 단체로 하북 주민을 포함한 양산과 부산지역 주민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향후 전망은?

하북면 이장단협의회 등 17개 단체는 29일 오후 1시부터 2시간 동안 주민자치센터에서 회의를 갖고 ‘사저 건립 주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구성했다. 이날 회의에는 15개 단체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위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지역주민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고 공정성이 배제된 사저 건립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또 양산시 등에 △주민 의견에 귀 기울여 달라 △양산시는 공정하고 평등하게 행정처리를 해 달라 △주민과 소통하고 대화해 협의점을 찾도록 해 달라 △대통령 내외 입주 후 외부 지지 세력과 반대 세력 충돌 시 대안 등 9가지를 요청했다.

대책위는 사저 건립 시 예상되는 피해와 불편사항을 파악해 양산시 등과 공식 협의에 나설 것으로 보여, 조만간 파행을 겪었던 하북면 주민 간담회가 다시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주민단체 협의체가 구성된 만큼 청와대 측도 이들의 입장문을 검토한 후 대책 마련과 협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글·사진=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