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車부품업계도 반도체 공급 부족에 좌불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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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상의, 긴급 모니터링 결과

지역 자동차부품업계에도 완성차 반도체 공급 부족 여파가 본격적으로 미치고 있다. 지역 업체들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중국서 들여오는 부품인 ‘와이어링 하네스’ 공급이 끊기면서 겪었던 악몽이 재현될지 모른다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런 어려움은 부산상공회의소가 최근 연매출 100억 원이 넘는 지역 자동차부품 협력업체 90여 곳을 대상으로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와 관련, 실시한 긴급 모니터링에서 확인됐다.

이번 모니터링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완성차 업체 생산 중단이 잇따르면서, 지역 차 부품업계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진행됐다. 현대차는 4월 들어 울산1공장을 7일간 휴업했고 아산공장도 4일가량 가동을 중단했다. 한국GM 부평공장과 쌍용차 평택공장도 지난 19~23일 생산을 중단했다.

모니터링 결과, 부산 협력업체 대다수가 완성차 업계의 잇딴 생산 중단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자동차 시트를 제작·공급하는 A 사는 “이번 사태가 겨우 숨통이 트이던 자동차 업계 회복세의 변수로 작용할수 있다”며 “지난해 와이어링 하네스 사태와 유사한 공급망 리스크로 보고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플라스틱 사출 제품 생산업체인 B 사 역시 “GM 자동차 생산 중단이 주문량 감소로 이어졌으며 생산 계획도 차질을 빚고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부산 부품업체들은 반도체 공급 부족이 단기간에 해소될 수 없다는 점에서 사태 장기화를 우려했다. 차체 부품을 공급하는 C사의 경우 아직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피해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시트커버 생산업체 D 사의 경우 이미 생산 차질이 간헐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사태 장기화를 감안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하지만 대부분 업체들이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상황을 더욱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차체를 생산하는 E 사는 “기다리는 것 말고는 다른 대책이 없다. 단기적으로 현장 근무시간 조정과 연월차 독려 등을 통해 생산량을 조절하는 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전했다. 부산상의 기업동향분석센터는 “지난해 와이어링 하네스의 경우는 우려와 달리 중국 공장이 정상 가동되면서 장기화하지 않았지만 이번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한 기자 kim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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