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장군’에 신동빈 ‘멍군’… 뜨거워지는 프로야구 마트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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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구단주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6년 만에 야구장 나들이에 나서며 SSG 랜더스와의 ‘유통가 라이벌’ 구도가 다시 불붙고 있다.

신 회장은 27일 서울 잠실 야구장을 찾아 깜짝 방문해 LG 트윈스와 원정 3연전을 치르는 롯데 선수들을 응원했다. 신 회장이 야구장을 방문한 것은 2015년 9월 부산 사직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처음이다.

신동빈 27일 롯데-LG전 응원
6년 만의 깜짝 야구장 나들이
한우 세트로 선수단 격려도
SSG 공격 행보에 맞대응 풀이
정용진 SNS서 또 도발적 발언
“이슈 몰이로 프로야구 활성화”

롯데 자이언츠 로고가 새겨진 모자와 마스크, 구단 점퍼를 챙겨입은 신 회장은 경기 시작 15분 전 잠실 야구장에 도착해 선수들을 응원했다. 롯데그룹 임원들과 롯데 자이언츠의 이석환 대표이사, 성민규 단장도 배석했다.

이번 방문은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이 SSG 랜더스 창단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펼친 가운데 이뤄져, 유통 라이벌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날 신 회장이 선수들의 자택으로 격려용 한우 정육세트를 보낸 것 역시 시즌 초반 정용진 부회장이 SSG 선수들에게 한우세트를 수여한 ‘용진이형상’을 떠올리게 한다.

구단의 프랜차이즈 스타 이대호와의 두 번째 FA 계약도 SSG가 자극제가 됐다는 평가다. 두 달 가까이 지루한 줄다리기를 반복하던 FA 협상은 1월 말 롯데 그룹에서 직접 팔을 걷어붙이면서 급물살을 탔다. SSG 창단에 이어 메이저리거 추신수의 영입이 확정된 직후였다.

정 부회장은 1월 SK 와이번스를 인수해 SSG 랜더스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KBO리그에 뛰어든 뒤 ‘유통 라이벌’ 롯데를 자극하는 멘트를 이어갔다. 정 부회장은 야구단 운영과 신세계그룹의 유통 콘텐츠를 결합하겠다는 계획을 소개하며 롯데를 겨냥해 “그들이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이라고 도발하기도 했다.

이날도 신동빈 회장의 경기장 등장에 정용진 부회장이 어김없이 입을 열었다. 정 부회장은 이날 경기 후 음성기반 SNS ‘클럽하우스’에서 “동빈이형은 원래 야구에 관심이 없었는데, 내가 도발하니까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도발이 프로야구 인기몰이를 위한 목적임을 분명히 했다. 마치 프로레슬러들이 링 위에서 자극적인 멘트로 관중의 호응을 유도하는 것과 유사하다.

정 부회장은 “계속 도발하겠다. 내가 도발하자 롯데가 불쾌한 것 같은데, 그렇게 불쾌할 때 더 좋은 정책이 나온다”며 “롯데를 계속 불쾌하게 만들어서 더 좋은 야구를 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롯데와 SSG는 5월 11~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두 번째 ‘유통대전’을 펼친다. 첫 번째 대결이었던 4월 3일 개막전이 우천 취소로 맥이 빠졌던 것과 달리 양 팀은 ‘계절의 여왕’ 5월에 정면대결을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 27일 경기 직후 롯데는 8위, SSG는 공동 3위에 위치해 있다.

한편 구단주가 관전하는 가운데 경기를 펼친 롯데는 홈런포 두 방을 앞세운 1위 LG에 0-4로 패했다. 신 회장은 7회초 롯데가 2사 1, 2루 득점 기회를 날리며 공격을 끝낸 뒤 이석환 대표이사, 성민규 단장의 배웅을 받으며 자리를 떴다. ‘도깨비팀’ 같은 롯데의 경기력을 직접 확인한 신 회장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인다.

잠실=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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