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원전 본부장 취임 5개월 만에 전격 교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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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기 원자로 정지 사고 책임 물어 후임에 월성 발전소장 김준석 “내부 경각심 주려는 이례적 조치”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고리 2호기 원자로가 정지된 지난 23일 고리원자력본부장을 전격 교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리원전에서 크레인이 송전선로에 접근한 전례 없는 사고는 기본적인 관리만 이뤄졌다면 예방이 가능했다고 판단한 결과다.


2호기 원자로 정지 사고 책임 물어
후임에 월성 발전소장 김준석
“내부 경각심 주려는 이례적 조치”

한수원은 지난 23일 고리원자력본부 박인식 본부장과 구조시설부장을 직위 해제했다고 27일 밝혔다. 당일 오전에 발생한 고리 2호기 원자로 정지 사고의 책임을 물어 취임한 지 5개월 된 본부장 등을 교체한 것이다. 한수원은 같은 날 김준석 월성원자력본부 제3 발전소장을 후임 본부장으로 임명했다.

한수원은 기본적인 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고리원전에서 협력업체 크레인이 송전선로에 근접해 ‘터빈’과 ‘원자로’가 멈추는 사고는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한수원 고리원자력본부 관계자는 “발전소 부품 고장 같은 사안과 달리 일어나지 말아야 할 사고로 판단한 것 같다”며 “이번 인사는 이례적이라는 말도 있지만, 경각심을 주려는 조치라는 내부 의견도 있다”고 밝혔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고리 2호기 사고 원인과 원전 상태를 조사하고 있다. 원안위는 울타리 교체를 위해 크레인 작업이 이뤄질 때 한수원 측에서 관리 감독 인력을 적절하게 배치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원안위 유관기관인 원자력안전기술원이 현장에 4명을 투입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원안위 원자력안전과 박성준 사무관은 “50t 정도 크레인이 20~30m 높이까지 뻗어 가다가 송전선로에 접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우영 기자 verd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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