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보적 초미세 가공 노하우로 ‘수소연료전지’ 상용화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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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 수소 프런티어] 금양

전기차와 수소차 부문 핵심 기술인 연료전지 개발에 나선 (주)금양의 성공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금양의 수소 사업을 맡는 금양이노베이션(주) 장석영 대표. 금양 제공

부산의 수소산업을 선도하는 ‘수소 프런티어’로 가장 주목받는 기업을 꼽으라면 (주)금양을 택하는 이들이 많다. 바로 이 기업이 국내 최대 소재 분야 연구기관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손잡고 국내 수소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 부문인 연료전지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KIST서 나노입자 제조기술 이전받아
촉매 생산 공정 단순화 제조 원가 절감
KIST 첫 링킹랩 입주, 공동 연구 진행
중국 네이멍구 사막 지역 2개 공장 준공
78개국, 2000여 고객 유치 저력도
류광지 대표 “기술개발로 미래 준비”

■미래를 향한 새로운 도전

부산에 본사를 둔 정밀화학소재 전문기업인 금양이 수소산업에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9월이다. 당시 발포제 생산을 주력 사업으로 삼아온 이 기업이 KIST로부터 ‘초미세나노입자 제조기술’ 이전을 받게 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화제가 됐다.

KIST가 금양을 파트너로 삼아 공동 기술 개발에 나선 배경은 금양이 세계 최고의 발포제 초미세 가공 노하우와 제조 기술력을 갖고 있어서다. 발포제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가공 기술을 갖추기 위해 초미세 입자를 제어하는 기술력이 새롭게 부상하는 수소산업 부문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셈이다. 참고로, 금양은 1970년부터 발포제를 생산해 왔으며 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경쟁하며 성장, 2016년에 월드클래스300 선정, 2019년 세계일류상품·생산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금양은 곧바로 이전 기술 상용화를 맡을 계열사 금양이노베이션(주)을 KIST 내에 설립하고 공동연구를 통해 백금촉매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

초미세나노입자 제조기술은 KIST 극한소재연구센터의 허가현·김민석 박사팀이 개발한 기술로 기존보다 단순한 공정으로 귀금속 물질을 2nm(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 입자로 균일하게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기술의 핵심은 고른 크기의 입자를 만들어내는 일인데 자칫 제어를 못하면 특정 부문만 작아질 때가 많다. 특히 이 기술 상용화를 위해서는 대량생산이 가능해야 해 더욱 어려운 숙제가 된다.

금양이노베이션은 KIST로부터 이전받은 기술을 통해 촉매생산 공정을 단순화해 제조원가를 낮추고 균일한 입자를 생성시켜 전기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금양이노베이션은 KIST와의 협업으로 수소 모빌리티의 핵심 부품인 연료전지 스택의 백금 촉매를 세계 최고 품질로 만들어내고, 나아가 막전극접합체(MEA), 연료전지 스택 상용화라는 담대한 도전에 나서는 첨병인 셈이다. 이런 도전이 결실을 맺으면 글로벌 수소 경제에서 연료전지 시스템 강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전망이다.



■과감한 협업과 인재 영입 승부수

금양은 소재 분야 국내 최고 연구기관인 KIST의 첫 링킹랩(Linking Lab) 입주 기업이다. 윤석진 KIST 원장이 제시한 모델인 링킹랩은 기술이전사업화 촉진을 위해 KIST 연구원과 기업이 KIST에 공동 연구실을 차리고 전 사업 단계를 함께 진행하는 최고 수준의 협력 체제다. 지금껏 KIST 내부에 외부 연구진이 연구 장비와 공간을 공유하며 협업한 사례가 없다고 한다.

금양으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었다고 평가된다. 금양과 금양이노베이션은 올 2월 KIST 청정신기술연구소, 첨단소재기술연구본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연료전지 기술·소재 개발을 공동 진행하고 있다. KIST는 국내외에서 최고 수준의 소재 연구기관으로 연구진 수준 역시 글로벌급이다. KIST 청정신기술연구소 산하에는 수소연료전지연구단 에너지소재연구단 에너지저장연구단이, 첨단소재기술연구본부에는 극한소재연구센터 물질구조제어연구센터가 각각 소속돼 있다.

최근 들어 금양의 사업화 속도가 한층 빨라지고 있다. 금양이노베이션에서 수소 사업 부문을 이끌 사령탑으로 장석영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을 대표이사로 선임한 일이 대표적이다. 금양이노베이션은 금양 류광지 회장과 장 대표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 두 대표 간 전문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기업 내부 조직 개편도 진행했다.

정부 과학기술 부문 정통 관료 출신인 장 대표는 전문성을 갖춘 것은 물론 과학기술계 인맥이 풍부한 인물로 미래 핵심 산업인 수소산업에 새롭게 도전하는 금양을 선택, 다시 한 번 역량을 발휘하게 됐다. 장 대표는 취임사에서 “신속한 시장 진입으로 회사를 수소경제 글로벌 리더로 성장시키며, 회사의 성장과 혁신을 지속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 대표이사로서의 미션”이라고 밝혔다.



■가시화하는 수소경제 리더의 꿈

금양은 부산 사상구 감전동 본사를 ‘금양 첨단 에너지 사업기지화’하기 위한 리빌딩 작업에도 들어갔다. 이번 리빌딩은 2차전지용 소재 부문 확충, 수소 연료전지 생산 설비 확보를 위한 차원이다. 수소 연료전지 제품 등 신사업 부문 안착 시 대량 양산에 앞서 실험실과 기본 생산 설비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올해에는 수소 연료전지 촉매와 MEA(막전극접합체) 파일럿 라인을 구축할 수 있도록 R&D를 진행하고 소재와 부품기술을 적용할 시스템 중의 하나로 수소연료전지 선박 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양의 과감한 도전은 류광지 대표의 강한 추진력과 비전 덕분에 더욱 현실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2001년 금양 대표이사로 취임한 류 대표는 당시 흔들리던 회사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 중국 네이멍구 사막 지역에 머물며 2개 공장을 준공, 남다른 추진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해마다 1년의 대부분을 해외에 머물며 78개국, 2000여 고객을 일궈내는 저력도 선보인 바 있다.

류광지 대표는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긴 호흡으로 보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 사업을 통해 의미 있는 매출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수소시대의 도래는 시간의 문제일 뿐, 가까운 미래에 올 거대한 기회를 잡기 위해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혁신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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