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기구 생산업체에서 글로벌 자동차부품 기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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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 수소 프런티어] 성우하이텍

(주)성우하이텍은 기업 성장과 함께 사회적 책임에도 최선을 다하는 기업으로 이름나 있다. 이명근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 역시 ‘성우공동모금’ 등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성우하이텍이 생산한 제품들. 성우하이텍 제공

(주)성우하이텍은 설립 초 농기구, 주방기구,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소규모 기업이었다. 기구 스테인레스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1983년, 현대자동차 ‘스텔라’의 몰딩을 개발·납품한 것을 시작으로 자동차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기존 사업도 수익성이 좋았지만, 경부고속도로를 시작으로 호남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가 잇따라 개통하고 ‘마이카’ ‘오너드라이버’란 말이 유행하던 시대적 흐름을 읽고 자동차 ‘차체’ 산업으로 과감하게 전환했다.


현대차 몰딩 납품으로 차체산업 시작
연구개발 발판 미국·유럽·중국 진출

1994년 성우하이텍은 국내 차체 부품업계 최초로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했다. 부품업계로서는 혁신적인 시도가 아닐 수 없었다. 부품업체는 주문대로 만들기만 하는 역할에 머무르면 된다는 것이 당시의 일반적인 인식이었지만, 성우하이텍은 부품업체도 스스로 연구하고 개발하여 자동차 부품을 개척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특히 80년대 중반부터 ‘3저현상’(저달러·저유가·저금리)으로 인한 경제호황기에 다른 기업들이 외형 확장과 비생산적 부문에 집중할 때, 성우하이텍은 기술개발과 설비투자에 집중했다.

성우하이텍은 1997년, 현대자동차의 인도 첸나이 공장 건설을 계기로 국내 부품업계 최초로 해외 진출을 시작했다. ‘최초’라는 타이틀은 항상 영광과 함께 위험을 동반한다. 몇 개월 후 대한민국은 국가 부도 사태, 즉 ‘IMF 구제금융’ 요청 상황에 이르렀다. ‘대마불사’(大馬不死)로 여겼던 대기업들도 연쇄부도가 발생했고, 승승장구하던 자동차 시장도 크게 위축됐다. 성우하이텍 역시 언제 무너져 내려도 이상할 것 없는 나날이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1998년, 인도공장을 본격 가동한 후 19개월 만에 현지 전략형 모델인 ‘상트로’(국내명 ‘아토스’)가 인도 소형차 판매 순위 1위를 차지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국내에서는 부산시 다대공장(현재 지사공장으로 이전)에서 생산한 ‘마티즈’ 판매가 호조를 띄었다. ‘금빛’ 마티즈는 IMF로 어두워진 국내 소비자들의 소망을 담아 국내 경차 시장을 석권했고, 성우하이텍의 위기 극복에도 큰 역할을 해냈다.

이를 발판 삼아 2002년 베이징을 시작으로 중국 6개 법인(베이징, 우시, 옌청, 심양, 창주, 충칭), 2004년 체코 오스트라바를 시작으로 유럽 5개국(체코, 슬로바키아, 러시아, 독일, 폴란드), 2011년 우즈베키스탄 페르가나 설립으로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인도)를 이었고, 2014년 멕시코 몬테레이의 법인과 올해 미국 디트로이트 지점의 북중미 시장까지 진출하였다. 자동차 3대 시장이라 불리는 미국, 유럽, 중국에 교두보를 마련해 글로벌 성우하이텍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무엇보다 성우하이텍은 위기일수록 더욱 힘을 합치는 협력과 상생의 노사 문화를 자랑한다. 1997년 말 외환위기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수많은 자동차 기업들이 쓰러져 갔지만, 성우하이텍은 부진을 빠른 시일 내 극복하고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었다.

당시 회사는 구조조정 대신 고용보장을 직원들에게 약속했고, 이에 직원들은 임금 동결, 상여금 반납을 결의하여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탰다. 2015년에는 이명근 회장이 개인 주식 182만 9450주(당시 274억 원)를 무상으로 직원들에게 증여하기에 이르렀다. 법인이 아닌 최대 주주가 가진 주식을 전 직원들에게 무상 지급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당시 언론에 대서특필되기도 했다.

성우하이텍은 사회적 책임도 외면하지 않았는데 임직원들이 2010년부터 ‘성우공동모금’을 발족해 회사 주도 방식이 아닌 임직원 참여 방식으로 지역 사회 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 ‘성우공동모금’은 참여 희망 임직원에 한해 매월 급여에서 일정액을 공제하는 방식이다. 지역 초등학교 급식 후원, ‘소주동 착한 이웃 나눔 냉장고’ 사업 등을 펼쳤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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