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가볍고 튼튼하게… 미래 자동차 시장에 도전하는 부품산업 선도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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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 수소 프런티어] 성우하이텍

자동차부품 생산 전 공정을 자체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국내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로 성장한 (주)성우하이텍이 이제 수소차·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확보에 나서고 있다. 오랜 차체 제작 노하우와 기술력이 있는 이 기업은 배터리 경량화 등에 탁월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성우하이텍 생산 현장. 성우하이텍 제공

(주)성우하이텍은 1977년 부산광역시 동구 좌천동에 설립돼 현재 기장군 정관에 본사를 둔 향토 기업으로, 국내외 자동차 산업 발전사에 획을 그은 기업이다. 4월 현재 국내외 14개 법인, 36개 사업장, 종업원 1만 7000여 명의 규모와 연 매출 3조 3895억 원(19년 IFRS 연결 기준)의 실적을 내고 있다.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기 위해 원자재 가공, 성형, 조립, 도장 등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기술과 설비를 모두 갖춘 국내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자율주행·친환경 연구투자 집중
전기차 차체·배터리 경량화 본격화
수소차 핵심 수소탱크 개발에 박차
제네시스 G80 알루미늄 차체 개발
‘소재·부품·장비 으뜸기업’ 선정


■미래 자동차 시장을 향한 발돋움

미래 자동차 시장을 지배하는 두 가지 단어는 ‘자율주행’과 ‘친환경’이다. 테슬라의 급부상으로 자율주행 분야의 성장은 두드러질 전망이다. 또 지구 온난화 위험을 극복하기 위한 친환경차 분야의 성장도 눈에 띈다. 성우하이텍은 두 가지 방향 모두를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자율주행 분야의 연구를 전문적·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성우하이텍은 2016년 성우스마트랩을 설립했다. 2018년에는 적외선 열화상 카메라(FIR) 기술을 제공하는 이스라엘의 스타트업인 아다스카이(ADASKY)와 조인식을 가졌다. 아다스카이는 적외선 카메라에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물체를 인식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한 새로운 FIR센서 ‘바이퍼’(Viper)를 개발했고, 성우하이텍은 2000만 달러(약 220억 원)의 투자를 통해 기존에 연구 중이던 라이다(LiDAR·레이저 펄스를 발사하고 그 빛이 주위의 대상 물체에서 반사되어 돌아오는 것을 받아 물체까지의 거리 등을 측정하는 장치)와 더불어 자율주행차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친환경 분야에서는 전기차와 수소전기차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전기차의 성공을 좌우하는 열쇠는 ‘경량화’에 있다. 전기차 드라이버들의 가장 큰 고민은 충전소가 적고 충전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이다. 한 번 충전으로 보다 오래 쓰고, 멀리 갈 수 있다면 전기차 구매 의향이 커질 수 있다. 즉, 연비 향상이 전기차의 성패를 좌우하는데, 자동차 무게를 줄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성우하이텍은 경량화 기술에 대한 오랜 노하우를 바탕으로 차체뿐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까지 무게를 줄였다. 성우하이텍은 최근 GM본사가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BEV3)을 적용한 캐딜락 최초 순수 전기차 ‘리릭’(Lyriq)의 차체와 배터리 케이스를 성우하이텍 멕시코에서 생산해 2022년부터 8년간 납품하는 약 59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또 이를 위해 약 224억 원을 출자해 미국 자회사를 신규로 설립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지난달 22일에는 전기차 배터리 시스템 공장 신축을 위한 기공식을 개최했고 올해까지 720억 원을 투입해 공장과 생산설비를 갖출 계획이다. 여기서 생산된 전기차 배터리 케이스(BPC·Battery Pack Case)는 2022년 초부터 연간 15만 대 규모(8년간 약 4580억 원)로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에 장착될 것이다. 성우하이텍은 이에 그치지 않고, 향후 배터리 케이스 생산을 넘어 배터리모듈, 전장부품, 와이어링하네스, BMS(Battery Management System)로 제어되는 최종제품인 BSA(Battery System Assembly)를 생산하기 위한 기반 설비를 갖춰 전기차 배터리 완제품 공급을 구상하고 있다.

성우하이텍은 수소차의 핵심인 수소연료저장장치(수소탱크) 개발에도 올해 안 인증을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소는 물에서 추출해 내는데, 물이 마르지 않는다면 영구무한의 청정 에너지로서 에너지 고갈과 지구온난화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수소전기차의 성장을 위해서는 수소 연료를 저장하는 수소탱크 성능의 발전이 필수적이다. 수소전기차에서 수소 연료는 수소 분자를 압축해 700bar 정도의 압력으로 탱크에 저장해야 한다. 그러므로 탱크가 700bar의 높은 압력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현재는 강철보다 강도는 6배, 강성은 4배에 달하면서도 가벼운 탄소섬유강화 플라스틱(CFRP, 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s)을 활용하고 있다.



■가볍게, 더 가볍게, 그보다 더 튼튼하게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세계 자동차 시장은 두 가지 방향으로 가고 있다. 하나는 연비 향상을 통한 탄소 배출량 감소이고, 다른 하나는 친환경차(전기차, 수소전기차) 개발을 통해 탄소 배출을 막거나 거의 없애는 방향이다. 이 두 가지 방향의 공통점은 ‘경량화’다. 경량화가 연비 향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친환경차도 배터리(전기차)와 수소탱크(수소차)의 무게를 줄이는 것이 성패를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경량화를 가능하게 하는 방법 중에 하나가 신소재인 알루미늄을 다루는 기술이다.

지난해 성우하이텍은 자동차 시장에 의미 있는 성과물을 내놨다. 제네시스 G80과 GV80에 이용되는 알루미늄 차체(도어, 범퍼, 후드 등)를 개발한 것이다.

알루미늄은 일반 철판(STEEL) 무게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아 연비를 향상시키며, 산소와 화학반응을 일으켜 자연 코팅막을 생성함으로써 부식이 잘 일어나지 않는 소재다. 또 진동의 감폭 능력(DAMPING)이 뛰어나 운행 중 전달되는 진동을 감소시켜 운전자의 피로를 덜어주고, 탑승자의 안전에도 기여하는 장점이 있다. 그럼에도 자동차 차체 소재로 사용되지 못한 이유가 뭘까?

본질적인 이유는 기술적인 문제에 있었다. 알루미늄은 다루기 어려운 소재 중 하나로 여겨져 왔다. 용융점이 낮아서 자동차에 주로 사용하던 철판(STEEL)의 스팟(SPOT) 용접으로는 접합이 불가능했고, 접합을 하더라도 전극전위가 낮아서 이중 금속과 접합 시 부식이 생긴다는 단점이 있었다. 성우하이텍은 오랜 연구와 실험 끝에 국내 최초 원격식(비접촉식) 레이저 용접과 여러 접합 방법을 접목시켜 알루미늄 차체 개발에 성공했고, 제네시스 G80, GV80에 공급하게 됐다.

성우하이텍은 알루미늄 외에도 기가스틸, 초고장력강, 탄소섬유강화 플라스틱(CFRP), 마그네슘과 같은 신소재를 적용한 경량화 성형 기술과 고강도 판재를 성형하는 롤포밍 공법, 핫스탬핑 공법, 이종재료 접합 기술, 충돌 성능 강성을 위한 설계 해석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성우하이텍은 올 1월 11일,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지정한 제1회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으뜸기업 비전 선포식’에서 부산 기업으로 유일하게 ‘소부장 으뜸기업’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카본 복합 소재 제조 기술’ 분야에서 핵심 기술을 인정 받았고, 그 외 친환경차(전기·수소차) 분야에 걸맞은 복합 소재 차체 부품 양산, 배터리 케이스 제작 등에서도 우수한 평가를 받았기에 가능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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