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들여 ‘여수밤바다’ 꿈꿨지만…관광객 안 찾는 중구 ‘유라리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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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된 관광 콘텐츠 없어

부산 중구청이 관광객 유치를 목적으로 50억 원을 투입해 재정비한 중앙동 ‘유라리 광장’이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광장을 단장했지만, 관광객을 유인할 콘텐츠가 없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26일 부산 중구청에 따르면, 중구청은 유라리 광장 조성 공사에 약 50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공사는 2018년 11월께 시작해 올해 4월 마무리 됐다. 예산은 보행로 정비, 친수공간 조성, 웃음 등대 설치 등 자갈치 시장 연안정비 전반에 사용됐다.

이번 유라리 광장 조성 사업은 영도대교와 자갈치 시장을 잇는 관광명소로 발전시키기 위해 진행됐다. ‘여수밤바다’로 유명해진 여수시 종포 해양공원처럼 해안선을 따라 자갈치 시장 주변 밤바다를 거닐 수 있도록 벤치를 설치하고 산책로를 정비한 것이다.

막대한 예산과 긴 공사기간이 소요됐지만 정작 유라리 광장을 차별화할 콘텐츠는 사실상 없다. 관광객 유인 콘텐츠가 없이 일대 보행로 등 공사만 이뤄지면서 유라리광장 관광화는 ‘유명무실’한 모습이다.

자갈치 시장의 한 상회 주인 김 모(53) 씨는 “그동안 유라리 광장을 보러 자갈치 시장을 찾는 관광객들은 거의 없었다”며 “대부분 유라리 광장이라는 이름조차 생소해했다”고 말했다.

이에 유라리 광장은 관광객은 커녕 노숙자와 낚시꾼들의 쉼터로 자리잡기에 이르렀다. 계획과 달리 관광객 대신 노숙자와 낚시꾼이 모여들면서 상권 분위기를 해치자 인근 상인들은 불만을 터뜨린다. 급기야 상인들은 노숙자와 낚시꾼 계도 활동에 직접 나서기에 이르렀다. 백유인 건어물시장번영회 회장은 “가뜩이나 코로나19로 관광객도 줄었는데 마스크도 끼지 않은 노숙자들이 모여들고 있어 확진 위험까지 더해져 걱정이다”고 털어놨다.

중구청 문화관광과 정수철 과장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달빛 영화제, 사계절 축제 등 다양한 콘텐츠를 현재 계획 중”이라며 “관광객들이 오고 싶은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중구청 안에서도 많은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사진=변은샘 기자 iams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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