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도룡뇽 씨 말리는 양산 사송신도시 공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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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종 2급>

경남 양산시 동면 사송신도시 조성 공사장에서 멸종위기종 2급인 고리도룡뇽 성체가 폐사된 모습.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제공

경남 양산시 동면 사송신도시 공사 현장에서 멸종위기종 2급인 고리도롱뇽 성체와 유생, 알집 등이 무더기로 발견됐지만 공사로 인해 고리도롱뇽 서식처가 파괴되면서 폐사 위기에 직면했다. 환경단체가 서식지 보전 등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26일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지난 23일부터 사흘간 사송신도시 공사현장에서 고리도롱뇽 분포 확인을 위한 조사결과 우수관이나 집수조, 배수로 등 11곳에서 고리도롱뇽 성체와 유생, 알집 등 1000개 이상을 발견했다. 그러나 일부 성체와 유생, 알집 등의 서식처가 파괴되면서 일부 개체는 말라 죽는 등 상당수가 폐사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체·유생·알집 등 무더기 발견
서식처 파괴, 상당수 폐사 위기
“긴급 구조·공사중지 요청 외면”
환경단체, 낙동강환경청 규탄

실제로 공사장 내 한 웅덩이에선 물이 빠지면서 알집이 말라가고, 유생은 고립된 채 폐사 위기에 직면한 것을 확인했다. 또 일부 배수로에서는 물을 강제로 빼내면서 고리도롱뇽 알집이나 유생 등 일부가 말라 죽거나 폐사 위기에 놓여 있었다. 유생 수십 개체가 확인된 한 배수로 웅덩이는 준설돼 서식지가 파괴됐다. 또 다른 배수로 서식처는 주변 공사 현장에서 떨어진 바윗돌이 덮친 것으로 확인됐다.

고리도롱뇽은 우리나라에만 서식하는 한국 고유종으로 멸종위기종 2급으로 지정돼 있다.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에서 처음으로 발견됐고, 산림지대 계곡이나 습지, 고목 등에서 주로 관찰된다.

이와 관련, 김해양산환경연합 등 부산과 경남지역 환경단체들이 긴급 성명을 통해 “지난달 30일 기자회견과 20일 낙동강환경유역환경청에 공문을 보내 배수로를 포함한 모든 공사장 내 물길을 보전하고, 고리도롱뇽 발견지점 주변에 공사 중지를 요구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낙동강환경청에 △폐사 직전에 놓여 있는 고리도롱뇽 긴급 구조 △고리도롱뇽 분포현황 조사와 서식지 보호를 위한 정밀조사 △고리도롱뇽 구조활동과 서식지 보호 대책 마련 △생태 복원을 위한 공사중단과 민관협의체 구성 △고리도롱뇽 폐사에 이르게 한 한국토지주택공사 고발 등을 요구했다.

이들 단체 관계자는 “낙동강환경청이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는 사이 고리도롱뇽이 폐사하고 있다”면서 “사송신도시에서 벌어지는 고리도롱뇽 폐사와 서식지 파괴는 전적으로 낙동강환경청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낙동강환경청 관계자는 “지난달 26일 사송신도시 공사 현장에서 고리도롱뇽이 발견됐다는 민원을 접수하고 서울대에 고리도롱뇽이 맞는지 의뢰했다”며 “사송신도시 조성 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에 고리도롱뇽을 포획해 다른 곳으로 이주시키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해명했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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