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눈물 흘린 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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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무대 통산 첫 우승 트로피의 기회를 놓친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이 끝내 눈물을 흘렸다. ‘콤비’ 손흥민과 해리 케인이 풀타임 분전했지만 골 침묵을 지킨 토트넘이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의 벽을 넘지 못하고 13년 만의 리그컵 탈환에 실패했다.

토트넘은 2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 잉글랜드풋볼리그(EFL) 카라바오컵 결승전에서 0-1로 패배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2007-20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13년 만의 리그컵 정상 탈환에 실패하며 리그컵 통산 5번째 준우승에 머물렀다. 더불어 손흥민도 2010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프로 선수로 데뷔한 이후 프로 무대 첫 우승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리그컵 결승 맨시티에 0-1 패
토트넘 ‘13년 만의 정상’ 실패
손, 프로 첫 우승 기회 못 살려
풀타임 분전에도 득점 침묵
수비 압박에 슈팅 시도도 못 해
경기 종료 후 아쉬움의 눈물

반면 이날 승리로 맨시티는 4회(2017-2018시즌, 2018-2019시즌, 2019-2020시즌, 2020-201시즌) 연속 리그컵 정상에 올랐다. 맨시티는 통산 8회 우승으로 리버풀과 최다 우승 타이를 기록했다. 맨시티의 이번 시즌 첫 우승 트로피였다.

손흥민과 루카스 모라를 좌우 날개로 세우고 발목 부상에서 조기 복귀한 해리 케인을 원톱 스트라이커로 배치한 4-3-3 전술을 가동한 토트넘은 맨시티의 강력한 전방 압박에 공격 루트를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

특히 손흥민과 케인은 중원의 패스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경기 내내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고, 토트넘도 유효슈팅 1개의 극심한 공격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토트넘은 후반 21분 모라 대신 개러스 베일을, 로셀소 대신 무시 시소코를 투입하면서 케인-베일-손흥민의 ‘KBS 트리오’가 최전방 공격을 이끌게 됐다.

하지만 기다렸던 득점 소식은 맨시티의 몫이었다. 맨시티는 후반 37분 케빈 더브라위너가 왼쪽 코너 부근에서 올린 프리킥을 공격에 가담한 중앙 수비수 아이메릭 라포르테가 골지역 정면으로 쇄도하며 헤딩으로 결승골을 꽂아 1-0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주심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손흥민은 주저 앉아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고, 맨시티의 더브라위너는 눈물 짓는 손흥민을 위로하는 따뜻한 장면도 연출했다.

경기가 끝난 뒤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평점 6.5를 줬다. 맨시티의 공세를 1골로 막아낸 골키퍼 요리스가 평점 6.7로 가장 높은 평점을 받았다.

현지 언론의 혹평도 이어졌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손흥민과 세르히오 레길론에게 가장 낮은 4점을 매기며 “효과적이지 않았고 상대에게 쉽게 밀렸다. 슈팅도 시도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토트넘은 최근 사령탑 교체라는 어수선한 상황 속에 올 시즌 그나마 가능성이 있던 리그컵 우승을 결국 이루지 못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는 8강 진출에 실패했고,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도 일찌감치 탈락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선 7위(승점 53)에 그쳐 다음 시즌 유럽대항전 진출도 불투명하다.

한편, 이날 경기장에는 토트넘 팬 2000명, 맨시티 팬 2000명을 비롯해 런던 브렌트구 주민들과 국민보건서비스(NHS) 직원 등을 합쳐 7773명이 입장했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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